◆고개 숙인 강남 집값, 언제까지?
9·13부동산대책은 인기지역인 서울 집값의 콧대를 꺾으며 1년2개월 만에 내림세로 돌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3주(1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매매가가 지난주와 같은 하락폭인 0.02%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0.01%→ -0.02%)은 9·13대책에 따른 대출 규제, 세제개편 부담과 금리 인상 등 불확실성이 확산되며 전주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9월 첫째주 이후 61주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던 전주에 이어 2주 연속 집값이 떨어지며 9·13대책이 시장이 미친 효과가 상당함을 증명했다.
강남 11개구(-0.03%→ -0.05%)는 재건축 등 위주로 급매물이 나오며 호가가 떨어졌지만 매수문의가 급감하며 11개구 모두 보합 내지 하락하며 지난주보다 하락폭이 확대됐다.
강북 14개구(0.02%→0.01%)는 직주근접 수요가 있는 중구와 경전철 등 개발호재가 있는 강북구 등은 소폭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하락에 따른 심리위축으로 매수문의가 떨어져 대부분의 구가 상승폭이 축소됐다. 특히 직주근접 및 각종 호재로 상승세가 이어졌던 종로·동대문구는 지난해 8월 넷째주 이후 64주만에 보합 전환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0.02%→0.02%), 서울(-0.01%→-0.02%), 지방(-0.05%→ -0.06%) 으로 나타났다.
한달째 떨어진 전셋값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같은 기간 전국 전셋값은 전주(-0.04%) 보다 하락폭이 확대된 –0.06% 떨어져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여실히 드러냈다.
서울(-0.03%→ -0.06%)은 매매시장 위축에 따른 매매수요의 전세 전환, 학군수요 등으로 일부 지역은 상승했지만 전반적으로 전세 물량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며 4주 연속 하락해 관망세가 짙어졌다.
강남4구의 경우 서초구(-0.21%)와 송파구(-0.08%), 강남구(-0.08%)는 헬리오시티 등 입주예정 물량의 영향, 강동구(-0.16%)는 대단지 전세매물 증가 및 정비사업 이주 마무리로 하락폭이 확대됐다.
이밖에 양천구(0.03%)는 목동 학군 수요로 상승했지만 마포구(-0.28%), 용산구(-0.13%), 서대문구(-0.07%) 등 대다수 지역은 수요 대비 풍부한 공급으로 하락했다.
◆적정한 집값은 얼마일까
집값이 떨어지며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사실 ‘안정세’라는 말은 수요자 입장에서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모두가 받아들일 만큼 집값이 싸지 않아서다. 아무리 집값이 떨어져도 한 채에 수억~수십억원 하는 아파트는 여전히 서민에게 그림의 떡이다.
다주택자도 집값이 뛰어야 자산가치가 늘기 때문에 역시 집값 하락을 반기지 않는다. 또 전세를 끼고 집을 사 임대한 이른바 ‘갭투자’ 집주인 역시 마찬가지. 자기자본이 부족해 갭투자에 나섰지만 집값이 떨어지고 하락폭마저 커지며 손실이 늘어나서다. 여기에 세입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갭투자 후유증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여의도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렇다면 적절한 집값은 얼마인가라는 물음을 던져 볼 수 있겠지만 정확한 답이 없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집값은 외부 요인에 따라 등락을 거듭해 공산품처럼 정가를 매길 수 없는 자산이라는 뜻이다.
그의 말대로 집값은 집 자체의 값 보다 주변·외부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 수도권 어느 지역에 지은 지 10년 넘은 84㎡ B아파트값이 5억원이라고 가정해보자. B아파트값은 몇년 동안 5억원선에 머물며 큰 변동이 없었는데 만약 B아파트 앞으로 지하철 개통 계획이 발표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서울 접근성이 개선돼 출퇴근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집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또 인근에 대단지 새 아파트가 분양되면 교통 프리미엄에 더해 학교나 공원, 편의시설 등이 확충되고 인구가 늘어 추가 집값 상승 여력까지 생긴다.
반포동의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값이 비싼 지역의 아파트나 싼 지역의 아파트 모두 눈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며 “아파트 한 채에는 집값을 결정짓는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정부의 인위적인 대책으로는 일시적인 집값 하락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C씨의 말대로 집값은 여러 요인이 결정짓는다. 이른바 삼박자 인프라로 일컬어지는 교통·교육·편의시설이 가장 큰 요소이고 인구 유입을 위한 추가 개발 호재와 공원·하천·산 등 조망이 우수한 입지 등도 집값을 올리는 요인이다. 반대로 수요 대비 공급량이 많거나 개발 계획 무산, 정부 규제 등이 발표되면 일시적으로 집값이 떨어진다.
결국 집값은 아파트 하나로 결정되지 않고 여러 복합요인이 결합된 것이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적정한 집값을 결정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삼성동의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번에 10억원 이상 오가는 거래를 하다 보니 비싼 집값에 무뎌졌지만 일부 자산가를 제외하면 쉽게 접근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 규제 의도는 이해하지만 내가 얼마에 사고파느냐에 대한 문제까지 관여할 순 없다. 따라서 집값은 결국 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8호(2018년 11월28일~12월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