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30)는 최근 출근길에 본인의 신용카드로 9430대만달러(약 34만5000원)의 해외 결제가 발생했다는 문자메시지를 받고 깜짝 놀랐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우왕좌왕하던 중 곧바로 카드사로부터 전화가 왔다. 카드사 직원은 A씨의 개인정보 확인 절차를 거친 후 A씨가 결제한 건이 맞는지 등을 물었고 신용카드 해외 부정사용이라고 결론 내렸다. A씨는 카드사 직원의 설명에 따라 해당 카드의 국내외 거래를 임시 중지시키고 35만원에 달하는 금전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2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의 해외 부정사용은 카드이용자가 해외에서 귀국한 후 6개월~1년이 지난 시점에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A씨도 지난 여름 중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해외 부정사용이 일어나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각 카드사가 해외의 신용카드 부정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FDS(부정사용방지시스템)를 필수로 운영 중이어서다. 회원의 평소 결제시간 및 장소와 전혀 다른 패턴으로 결제가 이뤄질 경우 FDS가 이를 감지한다. 이후 곧바로 승인을 거절시키거나 회원에게 확인절차를 거쳐 결제를 막는다. A씨의 경우처럼 이미 승인이 이뤄진 경우엔 카드사가 해당 결제대금을 회원에게 청구하지 않는다.
물론 FDS가 부정사용을 막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때 처음 발생한 부정사용 결제 건에 대해선 카드사가 책임을 문다. 단 회원의 중과실이 없을 경우다. 해외에서 카드를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했음에도 바로 카드사에 연락하지 않고 귀국한 경우, 평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용 시 뒷사람이 자신의 비밀번호가 보이도록 카드보안에 소홀히 한 경우, 카드를 다른 사람에게 양도해 결제하게 한 경우 등이 확인되면 고객도 일부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해외 부정사용이 발생한 경우 회원의 중과실을 따지기가 사실상 어려워 회원의 손실금액은 거의 없는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카드소지를 잘못해 도난당하거나 비밀번호를 유출된 경우가 아니라면 해외 부정사용 피해사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A씨의 경우처럼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외 부정사용이 발생한 경우 해당 카드를 계속 사용해도 될까. 비록 금전피해는 없더라도 해당 카드의 정보가 노출됐기 때문에 그 카드는 더 이상 쓰기가 힘들다.
이때 2가지 방법이 있다. 해당 카드를 해지하고 신규로 가입하는 방법과 해당 카드를 재발급 받아 사용하는 방법이다. 전자는 그 카드에 담긴 모든 정보를 없애는 방법이고 후자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바꾸는 방법이다.
카드를 해지해 신규로 가입하는 게 가장 안전하지만, 새 카드상품을 골라 발급신청서를 다시 작성해야 하는 점, 기존 카드에 자동이체 건이 있다면 일일이 변경해야 하는 점 등의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재발급하는 경우는 전화 한통으로 가능해 편리하지만 재발급 신청 뒤 카드를 수령하기까지 1~2주가 걸리는데, 이 사이 카드부정사용이 시도돼 FDS 관련 문자메시지를 계속 받을 수 있어 불편할 수 있다. 재발급받기 전까지 기존 카드는 거래가 중지된 상태라 실제로 부정거래가 일어나진 않는다.
이러한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고자 한다면 해외여행 직후 카드 재발급을 신청하는 게 좋다. 박현석 금융감독원 여신금융검사국 팀장은 “해외 부정사용은 보통 해외여행을 다녀온 후 6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서 많이 일어난다”며 “가장 좋은 예방책은 기존 카드를 해지하고 신규 발급하는 것이지만 불편을 감수해야 해 여행 직후 재발급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해외여행 직후에 부정사용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적고, 재발급 신청 후 수령 전까지 기존 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 여러 불편을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