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일어난 사고 2건 모두 백업체계를 통한 대비책이 없었다. KT아현지사의 경우 국가통신망 시설 분류에 따라 D등급으로 설정됐다. A~C등급까지 백업시설을 갖추게 돼 있지만 사고 현장인 아현지사는 등급상 백업체계 설치의무가 없어 사고에 취약한 환경이었다.
실제로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백업체계 부재로 인한 KT의 관리소홀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대해 오성목 KT 사장은 “모든 시스템에 백업장치가 있지만 D등급의 경우 A, B, C등급처럼 광선로 훼손에도 백업이 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다른 등급처럼 다른 루트로 이원화가 되지 않아 복구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D등급의 경우 통신 관로의 이원화 작업이 필요한데 비용과 시간에 상당 부분이 소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화재로 일반 유무선 가입자뿐 아니라 아현지사 회선을 쓰는 지역일대의 상가도 카드단말기(POS) 등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큰 불편을 겪었다. 서울 중구부터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까지 통신 장애가 발생했고 은평구 일대와 경기 고양시 일부지역에서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KT가 피해자 보상안을 논의 중이지만 간접적 소상공인에 대한 보상까지 더할 경우 그 금액은 천문학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지난 22일 발생한 AWS DNS 오류도 백업체계 미확보가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 가격과 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운 AWS였기에 기업들의 의존도가 높았고 멀티 리전 등을 통한 백업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AWS는 KT와 달리 보상안이나 사고 소식에 빠르게 대응하기보다 “서울 리전 일부 DNS 서버 설정 오류로 인해 EC2 인스턴스가 84분 동안 기능을 할 수 없었다”는 입장만 발표해 피해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된 바 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로 지역경제가 마비되는 등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 피해를 겪었다”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사후약방문식 대응에서 벗어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 다양한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 소방,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아현지사 화재현장에서 2차 합동감식에 돌입하고 정확한 화재원인 분석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