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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을 맞아 은행권이 내년도 경영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올해는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수조원대 실적을 거뒀지만 내년에는 경제성장률 하락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업 대출 영업기회 축소 등 악재가 예상돼서다.
28일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도 은행 당기순이익이 9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조원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올 3분기(1∼9월)까지 국내 19개 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2조4000억원이다. 이는 3분기 누적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3조1000억원 이후 최고치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세가 내년부턴 꺾일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먼저 가계부채 증가율을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금융당국의 정책목표에 따라 가계대출을 중심의 여신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하다. 기업대출도 경기둔화 우려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따른 수출기업의 영업환경 악화로 확대하기 어렵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국내은행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가율은 올해 전망치 4.39%, 4.81%보다 낮은 2.70%, 4.74%로 예상했다.


◆국내 금융시장 포화상태, 해외로 한 걸음

신규 먹거리 찾기에 나선 국내은행은 정부의 규제가 없는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 발전이 빠른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 향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해외법인 진출은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지역에 집중됐다. 신한·국민·KEB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해외법인은 30곳 중 아시아지역 해외법인은 16곳으로 국민은행은 해외법인 3곳 모두가 아시아지역에 진출했다. 신한은행은 11곳 중 7곳, 우리은행 7곳 중 4곳, KEB하나은행 9곳 중 2곳이 아시아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동남아시아지역 해외법인은 국민은행이 캄보디아, 중국, 미얀마 등 3곳, 신한은행은 홍콩, 일본, 캄보디아, 카자흐스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7곳에 진출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4곳, KEB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2곳에 아시아지역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내년에는 시중은행의 동남아시아 진출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동남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에 힘 입어 해외고객을 포섭하고 국내 기업들의 금융거래를 유치할 수 있어서다. 특히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7.08% 증가해 2008년 이래 1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동남아시아 왕좌에 올린 박항서 감독의 인기에 힘입어 국내 기업들도 베트남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박항서 효과 '톡톡'… 베트남 시장 '똑똑' 

국내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박항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한은행의 자회사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3월 박 감독과 축구선수 쯔엉을 홍보대사로 기용한 이후 고객 수가 120만명으로 증가했다. 인터넷뱅킹 이용자 수도 18만명으로 급증했고 신용카드 고객도 21만명으로 늘었다. 신한은행은 조만간 박 감독과 쯔엉 선수의 캐릭터를 새긴 카드도 발급할 예정이다. 

최다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우리은행은 지난해 1월 베트남 현지법인 영업을 개시했고 현재 하노이와 호치민, 박닌 등 7개 영업점 라인업을 갖춰 현지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베트남 호치민에 투자은행 데스크도 설치해 인프라 개발 시장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NH농협은행도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인다. 농협은행은 베트남 현지 금융사와 손잡고 신용카드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모바일뱅킹 올원뱅크 해외버전을 베트남에서 처음 선뵀고 지난달에는 올원뱅크 QR코드 결제 서비스도 베트남에 도입했다.

KEB하나은행은 베트남 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매입 협상을 진행 중이다. 또 모바일뱅킹 앱 1Q뱅크를 베트남에서도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베트남에 ‘글로벌 IT인재 양성 아카데미’ 개설해 더 다가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년 초 하노이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최근 베트남 당국으로부터 지점 개설허가를 받았다.

은행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한계를 느끼고 꾸준히 해외 금융시장 진출에 도전하고 있다"며 "앞으로 현지 한국 기업이 원하는 외환거래와 무역금융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외영업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