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씨. /사진=뉴스1
전두환씨. /사진=뉴스1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87)가 11일 법정에 선다. 1979년 12·12 사태와 1980년 5·17 계엄 확대 및 광주 민주화 운동 무력진압 등의 혐의로 1996년 12월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한 지 23년 만이다.

광주지법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의 심리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공판기일이 진행된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 쟁점은 헬기 사격에 대한 진위 여부다. 사자명예훼손죄는 일반 명예훼손과는 달리 허위 사실에 대해서만 처벌한다. 이에 따라 '헬기 사격이 없었다'는 전씨 회고록 내용이 사실인지, '헬기 사격은 거짓'이라는 주장이 허위사실인지 알고도 고의로 적었는지 등 두 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번 공판기일에서는 공소사실 확인 및 이에 대한 피고인 측의 입장 확인, 증거 채택여부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동안 전씨의 불출석과 재판 연기 등으로 공판기일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만큼 사실상 이번이 첫 공판 기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씨는 지난해 8월 한 차례 재판에 나오지 않았고 9월엔 광주 대신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신청했다가 기각됐다. 이후 지난달 7일 열린 재판에는 독감을 이유로 불참했다가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기도 했다.

한편 전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서울에서 출발해 광주로 향할 예정이다. 전씨는 본인의 경호팀 및 서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 10여명과 동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씨가 광주지법 법정동에 도착하면 구인장을 집행할 계획이다. 다만 고령 등을 이유로 수갑은 채우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가 광주 재판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경찰과 법원 등은 경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법원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법정 보안관리대원 뿐만 아니라 경찰에 기동대 80여명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내외곽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또 법정 앞에는 보안 검색대와 통제선도 설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경찰은 법원에서 요청한 80명 이외에도 추가로 5개 중대를 동원하는 등 병력을 법원 정문과 후문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