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이국적인 해변 풍광을 간직한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변을 찾은 여행객들이 올레길을 걷고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
또 단기간·근거리 여행 트렌드로 국내여행 지형도가 변하고 있다. 근거리 여행지 선호로 수도권이나 대도시 지역 선택은 증가한 반면 제주도나 남해지역 방문은 감소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내여행에서의 이 같은 변화는 해외여행에도 영향을 끼쳤다. 짧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는 실속추구 성향은 근거리의 일본과 물가가 저렴한 동남아시아 선호로 이어진 것. 이에 따라 국내와 근거리 해외여행지의 경쟁관계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제주지역 선호도 감소를 들 수 있다.
이는 컨슈머인사이트가 2017~2018년 한국의 소비자들이 국내여행을 어떻게 했고 계획하는지를 수집자료(5만2000명)를 중심으로 ‘여행’(TRAVEL)의 각 알파벳에 따라 6가지 키워드로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여행지에 대한 만족도 향상과 비용과 관련한 인식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여행객의 해외 이탈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객(Target), 국내여행 경험률 하락
2018년 3개월 간 1박 이상의 국내여행 경험률은 68.1%, 계획보유율은 69.8%로 차이가 크지 않으나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p와 3.4%p 하락해 국내여행 시장의 축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여행은 남성, 30~40대, 가족단위가 많았다. 향후 남성 장년층이 주 핵심층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여성 20대와 함께 30대 남녀가 해외로 이탈되는 현상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근거리·단기간 여행 트렌드로 이동거리가 짧고 교통이 편리한 지역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 여행지 거주민과 인접 지역민들이 잠재고객으로서 그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다.
◆자원(Resource), 액티비티 증가
유명관광지를 방문하는 전통적인 여행보다는 휴식·기분전환 등 가벼운 일정의 ‘소확행’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테마공원/온천(▲0.7%p), 문화/예술(▲0.5%p), 축제/행사(▲0.4%p) 등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체험(액티비티)을 즐기는 현상이 뚜렷하다.
반면 자연풍경 감상(▽1.4%p) 등 볼거리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등산(▽3.2%p)·낚시(▽0.8%p) 등 취미/운동 목적의 여행이 줄어들고 있다. 미세먼지, 폭염, 혹한 등 기후문제로 실외활동이 줄어들고 실내의 문화/체육시설이나 숙박업소 내 부대시설을 즐기는 실내활동이 주목받고 있다.
2017~2018년 국내여행에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호텔 숙박의 증가(▲3.9%p)이다. 근거리 여행지의 선호, 휴식과 실내 활동의 증가, OTA/숙박앱의 성장 등 다양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호텔은 성장하고 펜션/리조트/민박 등의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접근성(Accessibility), 수도권·대도시 선호
여행의 일상화로 짧은 이동거리(▲1.6%p)와 교통 편의성의 중요성이 크게 늘었다. 서울․강원․인천 등 수도권 인근과 대도시 여행이 증가했다. 승용차(▲0.5%p)와 기차(▲0.7%p) 이용이 크게 늘어 강원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반면 고속/시외버스(▽1.1%p) 이용은 줄고, 수도권에서 먼 지역(경남, 경북, 전북)은 외면하는 현상이 있었다.
근거리·단기간 여행, 가벼운 일정은 자연스럽게 여행의 준비기간과 정보탐색 시간을 축소시켰다.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할지보다는 언제 시간이 되는지가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주말을 활용한 짧은 여행이 일상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OTA나 숙박/액티비티 앱은 상품탐색까지 간편하게 만들고 있다. TV방송, OTA/숙박앱 등 정보/상품의 유통채널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Value for money), 호텔 선호
1인당 총 여행비용은 21만500원으로 2017년(21만1100원)에 비해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 여행기간을 고려한 1일당 비용은 6만9000원에서 7만2100원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는 여행계획 예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단기간, 근거리 여행에도 지출비용의 축소가 거의 없는 것은 교통비는 감소했으나 식도락과 호텔 투숙의 증가로 인해 총 여행경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식음료비(31.3%)와 숙박비(27.7%)가 증가(각각 ▲0.5%p)했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지출액 보다는 가격대비 가치를 따지며 짧은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실속추구 성향이 커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 호텔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주도는 해외여행과 긴밀한 관계가 있다. 물가가 비교적 저렴하고 LCC의 성장에 따라 교통비가 절감되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선택 이면에는 제주지역 감소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대한 이른바 ‘고비용론’은 국내여행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해서는 비용 관련 인식 및 물가/상도의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지난 7일 제주시 조천읍 서우봉 올레길에 유채꽃이 핀 가운데 여행객들이 풍광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박정웅 기자 |
◆만족도(Evaluation), 제주지역 만족도 ‘1위’
전국적으로 여행지에 대한 관심도가 하락하였으나 전통적 인기지역 1~3위인 제주(▽6.1%p), 강원(▽2.7%p), 부산(▽2.3%p)과 함께 전북(▽2.5%p)의 하락폭이 특히 커 국내여행의 침체가 예상된다.
체감만족도(5점 만점)는 전국평균 3.89점이며 전년대비 소폭 감소했다. 16개시도 중 제주는 유일하게 4점대(4.01점)를 기록했다. 이어 강원(3.99점), 전남(3.93점), 부산(3.89점)의 순으로 상위 4개 시도가 평균을 상회했다. 인천은 지난해 최하위에서 가장 큰폭(▲0.11점)으로 상승해 중위권(16⟶11위)에 진입했다. 경상권(경남, 경북, 울산) 역시 0.02점씩 향상됐다. 반면 서울은 가장 많이 하락(▽0.07점)해 4위에서 7위로 내려왔다.
해외여행의 평균은 4.01점으로 국내평균 3.89점보다 높다. 아시아는 3.94점, 가장 많이 방문하는 일본 4.06점, 베트남 3.92점이다. 국내에서는 제주와 강원만이 아시아 평균 수준을 넘고 있어 낮은 국내여행 만족도가 해외여행 선호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재방문의향(Loyalty), 제주·서울·강원 순
국내여행지 재방문의향은 3.91점(5점 만점)으로 전년과 차이가 없었다. 이는 해외여행지(3.88점) 대비 높아 체감만족도는 떨어지나 비용과 거리를 고려한 경쟁력이 국내여행에 있음을 보여줬다. 전국 16개시도 중 제주 4.12점, 서울 4.04점, 강원 4.03점을 기록하며 1~3위를 차지했다. 제주와 강원은 만족도에 이어 우수한 성적을 보였으며, 서울은 만족도 대비 재방문의향이 높았다. 인천(3.66점)과 울산(3.61점)은 최하위권이지만 각각 0.10점과 0.09점 올랐다. 반면 높은 점수를 받은 서울(▽0.04점), 강원(▽0.03점)은 하락폭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