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현대자동차그룹 |
2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주총에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행동주의 펀드들과의 대립이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이달 22일 주총에서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제안한 7조700억원의 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등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이달 29일로 예정된 한진칼 주총에서는 서울고등법원 결정에 따라 KCGI(일명 강성부 펀드)가 제안한 감사·이사 선임 및 이사 보수한도 제한 등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행동주의 펀드들이 기업의 장기적 성장 대신 단기적 이익만 추구한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총에 무리한 요구를 하며 표 대결까지 예고하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는 일반적으로 대량 주식매수로 특정 기업의 주요 주주 지위를 확보한 뒤 적극적인 경영 관여로 기업 가치 증대를 추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제고보다는 단기간에 주가를 끌어올려 시세차익 내고 손을 터는 이른바 먹튀에 가깝다는 주장도 나온다.
학계에서도 행동주의 펀드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 미국의 경제 애널리스트 및 칼럼니스트인 라나 포루하(Rana Foroohar)는 최근 <메이커스 앤 테이커스(Makers & Takers)>라는 책에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등 금융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 /사진=대한항공 |
재계 전문가들은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행동주의 펀드 같은 외부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기적인 이익만 노리는 행동주의 펀드 같은 외부 세력이 기업경영에 개입해 기업 자율성을 흔들면 경영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초 한국경제연구원이 분석한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개입은 기업에 악영향을 끼친다.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 개입 1년 후를 기준으로 고용은 전년 대비 18.1%, 투자는 전년 대비 2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도 각각 83.6%, 41%씩 줄었다.
재계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무리한 요구와 횡포를 막기 위해 방어수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국내 대부분의 대기업이 정부 시책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상황에서 행동주의 펀드가 그룹 지분이 집중된 지주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경우 그룹 전체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음을 지적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상태에서 국가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의 장기적 성장동력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전문성이 결여된 행동주의 펀드들의 무리한 요구는 앞만 보고 나아가기 바쁜 한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