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기준 PC방 점유율 순위. /그래픽=채성오 기자
지난 28일 기준 PC방 점유율 순위. /그래픽=채성오 기자
PC방 점유율 지표는 온라인게임시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국내 PC방에서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와 ‘배틀그라운드’가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데 두 게임간 격차는 약 20%에 달한다. 3위부터 10위까지의 게임들은 10% 미만의 점유율로 경쟁하며 0.1%포인트로 순위가 뒤바뀐다. 점유율 10위 안에 들거나 해당 순위권을 유지하는 일도 그만큼 어려운 게 현실이다.
1998년 출시된 ‘리니지’는 2017년까지 꾸준히 10위권을 유지하며 ‘강호’의 명맥을 이었지만 모바일 MMORPG ‘리니지M’ 출시후 서서히 존재감을 잃었다. 리니지 유저가 리니지M으로 옮겨 가는 등 수요층이 분산된 영향이다. PC에서 모바일게임을 즐길 수 있는 블루스택 등 ‘앱 플레이어’를 통해 리니지M을 온라인게임처럼 플레이하는 수요가 급증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자기잠식효과’(카니발리제이션)의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카니발리제이션은 한 기업에서 새로 출시하는 상품으로 인해 기존 제품 수익 및 시장점유율이 줄어드는 현상이다. 한때 온라인게임시장에서 리니지 파워를 만든 이들이 리니지M으로 옮겨간 데다 모바일게임을 편하게 즐기는 환경이 원작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의견이다.


카니발리제이션의 딜레마를 이겨낼 카드는 단 하나.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유저를 다시 PC로 불러 모을 ‘신의 한 수’로 리니지 리마스터 프로젝트를 꺼냈다. 낮은 해상도를 높이고 사냥 편의성 콘텐츠를 개선하는 등 게임의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다.

지난 27일 엔씨소프트는 1920X1080 와이드 해상도 풀HD그래픽과 플레이 서포트시스템을 지원하는 ‘리니지 리마스터’를 정식 출시했다. 이른바 ‘린저씨’(리니지+아저씨)부터 신규유저까지 리니지 리마스터를 체험할 수 있도록 30일 무료 이용권을 지급하는 강수를 던졌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28일 현재 리니지는 다시 PC방 점유율 10위권으로 올라섰다. 게임트릭스 기준 2.70%의 점유율로 9위를 차지한 리니지는 메이플스토리와의 격차를 약 1%가량 벌리며 ‘왕의 귀환’을 알렸다. ‘리마스터 선배’인 스타크래프트(8위)와의 차이도 0.5%로 좁히며 반등을 기다리는 상황. 리니지의 순위 상승과 맞물려 또 하나의 MMORPG인 ‘로스트아크’도 5위를 탈환했다. 리니지 리마스터가 만든 게임업계의 진풍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