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참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 /사진=채성오 기자
눈물을 참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 /사진=채성오 기자
“새 동료들과 합이 빠르게 맞아 우승까지 하게 돼 너무 좋습니다. 작년에 성적이 잘 안나왔는데 같이 뛰었던 멤버들이 와줘서... 사실 작년에도 잘했어야 했는데 (제가) 못해줘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페이커’ 이상혁은 벅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참아냈다. LCK 역사상 최대 우승팀의 ‘에이스’이자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호령하며 대한민국을 e스포츠 강국 반열에 올린 그였기에 올시즌 스프링 우승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LCK 스프링 결승전 피날레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는 SK텔레콤 T1 선수단. /사진=채성오 기자
LCK 스프링 결승전 피날레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는 SK텔레콤 T1 선수단. /사진=채성오 기자
지난 시즌 정규리그 7위의 초라한 성적표와 함께 ‘롤드컵 진출 실패’ 등 고통의 나날을 보낸 SK텔레콤 T1. 일각에서는 “페이커와 T1 왕조의 시대는 끝났다”고 쓴소리를 해댔고 결국 팀 리빌딩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다.
올 시즌 ‘뱅’ 배준식, ‘울프’ 이재완, ‘블랭크’ 강선구, ‘블라썸’ 박범진, ‘트할’ 박권혁, ‘운타라’ 박의진, ‘피레안’ 최준식을 내보내고 ‘칸’ 김동하, ‘테디’ 박진성, ‘마타’ 조세형, ‘클리드’ 김태민, ‘하루’ 강민승, ‘크레이지’ 김재희를 받아들였다. 에이스이자 팀의 상징 ‘페이커’ 이상혁을 중심으로 리빌딩한 만큼 그가 느낄 미안함과 부담감의 크기는 쉽게 예상하기 힘든 규모였다.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자축하는 '페이커' 이상혁. /사진=채성오 기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자축하는 '페이커' 이상혁. /사진=채성오 기자
지난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페이커’는 전성기의 기량을 발휘하며 번뜩이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쵸비’ 정지훈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페이커’ 이상혁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페이커’는 각 경기에서 라이즈와 아지르를 픽하며 미드라인 한타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높은 기여도를 올렸다.
현장을 찾은 한 팬은 경기가 끝나고 “오랜만에 페이커 님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설렜다”며 “오늘은 T1 왕조의 그 페이커가 맞다”고 말했다.

'페이커' 이상혁(왼쪽)이 LCK 스프링 우승팀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페이커' 이상혁(왼쪽)이 LCK 스프링 우승팀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채성오 기자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진출권을 따낸 SK텔레콤 T1은 올해를 기점으로 부활을 예고했다. 그 중심에는 ‘페이커’ 이상혁이 있다. 그는 “어느 팀이 올라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며 “시기상조이긴 하지만 MSI나 롤드컵에서 우승하면 좋은 세리머니를 준비하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우승컵을 높이든 ‘페이커’ 이상혁. 핫식스 LoL 챔피언스 서머 2013을 시작으로 LCK 7회, 롤드컵 3회, MSI 1회 우승컵을 들어 올린 그는 이제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칸’ 김동하, ‘클리드’ 김태민, ‘테디’ 박진성, ‘마타’ 조세형과 한팀을 이룬 ‘페이커’ 이상혁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