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새터민 출신 귀촌인 A씨가 고흥군청 앞에서 '고흥군은 입주금 200만원을 강요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독자
지난 22일 새터민 출신 귀촌인 A씨가 고흥군청 앞에서 '고흥군은 입주금 200만원을 강요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손팻말을 들고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독자
전남 고흥군의 한 마을에서 마을발전기금 기부 강요 문제와 관련해 원주민들이 새터민 출신 귀촌인을 조직적으로 따돌림 시켰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23일 고흥군 등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 출신인 새터민 A(53)씨는 아들과 함께 12년 전 탈북해 2017년 4월 6일 고흥군 ○○면 B마을로 귀촌했다. 생활이 어려워 빌린 집에서 근근이 생활하고 있는 A씨는 귀촌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서 200만원의 마을발전기금(입주금)을 낼 것을 종용 받았다는 것.

이에 A씨는 "생활이 어려워 돈이 없으니 차차 벌어서 내겠다"고 마을 이장에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마을에서 2017년 7월 17일 전임 이장과 마을주민 20명이 집으로 몰려와 "너를 어떻게 믿냐 (마을발전기금을 내겠다는)각서를 써라"고 하자, A씨는"나는 지금까지 각서를 써 본적도 없다"며 각서 쓰기를 거절했다.


이에 이들 주민들은 "동네 길은 마을 땅이니 땅을 밟지 말고 헬기를 타고 다녀라"라고 했다고 머니S와 통화에서 울분을 토해냈다.

또 A씨는 일부 마을주민들에 조직적으로 홀대를 받았다고 격분했다. 'A씨와 만나서 이야기하면 10만원의 벌금을 내게 하고 집에 찾아가서 어울리면 50만원의 벌금을 내게 해서 마을발전기금으로 충당 하겠다'고 올해 초 마을총회에서 결정됐다는 말까지 한 주민으로부터 들었다고 A씨는 귀뜸했다.

지난해 말 마을 총회에서 A씨는 마을 총회에 참석하려 했으나 이장이 "중요한 회의가 있으니 나가시오. 주민이 되면 상관이 없는데 주민이 안됐기 때문에 나가시오. 총회결과는 알 필요도 없고.. 아직 (당신은)우리 마을에 편입이 안됐거든 나가 있어"라고 말해 총회장서 쫓겨난 일화도 소개했다.


A씨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또 다른 혹독한 보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올해 한 마을주민으로부터 자투리 땅을 빌려 감자, 옥수수 등 농사를 지었는데 이장 등 일부 마을주민들이 나서 "발전기금도 안낸 사람한테 왜 땅을 쓰게 했냐"고 땅 주인에 항의해 땅 주인이 농작물에 덮어 놓은 비닐을 전부 뜯어 농사를 망쳤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A씨는 "집에 가둬놓고 키우는 닭 4마리가 피를 토해 죽은 일도 있다. 독살된 것 같다. 누가 그랬는지 몰라 당시 누구한테도 말은 안했다"며"혹 누가 몰래 장독에 독이라도 타 놓을까봐 겁이나 없는 돈에 CC(폐쇄회로)TV까지 갖춰 놓았다"고 생명의 위협까지 느낀 당시 불안했던 뒷얘기도 본지에 털어놓았다.

A씨는 "내가 마을발전기금을 안내려고 그런 것은 아니다. 당시 돈이 없어서 그런 것인데 마을 주민들이 공개적으로 따돌림을 시키고 망신을 주고 .. 그 걸로 입주금은 냈다고 생각했다. 마을주민들을 위해 돈이 생기면 입주금도 내고 마을 잔치까지 열어주려 했는데 .."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처럼 마을주민과 새터민 A씨와 마을발전기금 문제와 관련해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이 소식이 고흥군까지 전해졌고, 2017년 12월 말 전임 박병종 군수까지 나서 "그러면 안 된다. 타지에 나가서 생활하는 자식들을 생각해 봐라. 마을 화합차원에서 잘 하고 살아라"며 마을주민들과 A씨와 중재에 나섰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해 마을 이장 D씨는 "200만원을 마을 입주금(발전기금)은 받고 있다. 어느 마을이나 입주금은 있다. (입주금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 8명이 우리 마을에 귀촌했는데 대부분 (마을발전기금을 내고)협조해 주고 있다 그 사람만 비 협조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원래 우리 마을에서는 귀농귀촌인들을 받지 않았다. 민원이나 넣고 해서...사람이 좋다고 해서 마을에 살게 했는데 마을 회관 옆에 좋지 못한 프랑카드나 붙이고 민원 넣고 군청앞에서 시위하고 동네가 그 사람 때문에 분위기가 안좋다"고 덧붙였다.

이장 D씨는 "어떤 귀촌인은 한꺼번에 돈을 못내 10만원씩 달달이 내기도 하며 협조적이다. 마을에 비협조적인 (A씨가 안좋은 말들을) 인터넷에 올리고 해서..사람이 감정의 동물인데 농작물을 못 심도록 (땅 주인에게)했고, (닭이 죽은 일과 관련 A씨 주장에 대해) 당시 마을 주민들은 비상적인 이야기 하고 있다고 한소리씩 했다"면서"(A씨 주장이)일부는 맞지만 말이 와전된 것도 있다"고 해명했다.

고흥군도 이 문제와 관련해 선뜻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다. 마을발전기금은 마을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 관에서 관여할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흥군 귀농귀촌 담당은 "마을 발전기금을 없애라 받아라고 우리가 관여하기는 그렇다. 마을에서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랄 뿐이다"고 손을 놓았다.

한편 고흥군 16개 읍면 515개 마을 중 귀농·귀촌인을 상대로 마을발전기금을 받는 비율이 50%을 넘어 설 것으로 고흥군은 추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흥군은 지난 22일 마을발전기금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실태조사 후 공개여부와 해결책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