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 꽃은 지고 밤바람도 저무는데…
| 양산팔경 2경 강선대와 금강(양강) 상류 풍경. /사진=박성기 여행 칼럼니스트 |
전북 장수군 뜬봉샘에서 시작한 금강은 충북 영동군 양산에 들어서면 양강(陽江)으로도 불린다. 여의정, 강선대, 함벽정 등 소백산맥 자락과 금강이 어울린 여덟 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양산팔경’이라 한다.
| 송호 송림. /사진=박성기 여행 칼럼니스트 |
◆송호 송림과 여의정
송호 송림에 들어섰다. 수백년이 넘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넓은 하늘을 덮었다. 송림은 연안부사를 지낸 박응종과 관련이 있다. 그는 벼슬길에서 이곳으로 내려와 해송의 종자를 뿌리고 소나무밭을 만들었다고 한다.
| 8경 용암. /사진=박성기 여행 칼럼니스트 |
여의정에서 100여m를 지나 강 가운데 홀로 우뚝한 바위가 솟아있다. 8경 용암(龍巖)이다. 전설에 따르면 건너편 강선대에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자 승천하려던 용이 그 자태에 반해 승천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는 곳이다.
◆강선대와 함벽정
| 5경 함벽정. /사진=박성기 여행 칼럼니스트 |
강선대에서 함벽정 가는 길은 편안한 산길이다. 양강을 따라 이어진 숲길은 시원하고 좋다. 산길에는 애기똥풀이며 양지꽃 등 들꽃이 피었다. 숲과 들꽃, 양강에 한눈을 파는 사이 함벽정에 도착했다.
| 6경 여의정. /사진=박성기 여행 칼럼니스트 |
◆영화 속 자전거 타던 수두교
함벽정과 가까운 곳에 봉양정(鳳陽亭)이 있다. 양산팔경에는 속하지 않으나 경치가 좋은 곳이다. 새들이 아침볕에 와서 운다고 해 지어진 이름이다. 이명주와 13인의 벗들이 지은 것으로 나중에 다시 지었다. 그 모습은 함벽정을 많이 닮았다. 자리는 함벽정보다 높은 데 있어 양강을 조망하기에 좋다.
| 4경 봉황대. /사진=박성기 여행 칼럼니스트 |
봉황대에서 강을 건너려면 세월교(수두교)를 찾아야 한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소지섭과 손예진이 자전거를 타고 건넜던 다리다. 1경인 천태산 영국사와 7경인 자풍서당을 보는 것은 나중을 기약했다.
| 대백로. /사진=박성기 여행 칼럼니스트 |
강선대(降仙臺) - 이안눌(李安訥·1571~1637)
하늘 신선이 이대에 내렸음을 들었나니
옥피리가 자줏빛 구름을 몰아오더라
아름다운 수레 이미 가 찾을 길 바이 없는데
오직 양쪽 강 언덕에 핀 복사꽃만 보노라
백척간두에 높은 대 하나 있고
비 갠 모래 눈과 같고 물은 이끼 같구나
물가에 꽃은 지고 밤바람도 저무는데
멀리 신선을 찾아 달밤에 노래를 듣노라
하늘 신선이 이대에 내렸음을 들었나니
옥피리가 자줏빛 구름을 몰아오더라
아름다운 수레 이미 가 찾을 길 바이 없는데
오직 양쪽 강 언덕에 핀 복사꽃만 보노라
백척간두에 높은 대 하나 있고
비 갠 모래 눈과 같고 물은 이끼 같구나
물가에 꽃은 지고 밤바람도 저무는데
멀리 신선을 찾아 달밤에 노래를 듣노라
☞ 본 기사는 <머니S> 제592호(2019년 5월14~2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