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거금대교. /사진=한국관광공사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거금대교. /사진=한국관광공사
전남 고흥의 거금도는 우리나라에서 열번째로 큰 섬이다. 2011년 총 길이 2028m 거금대교가 들어서면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섬이 됐다. ‘거대한 금맥이 있는 섬’이라는 이름과 달리 금광은 찾아볼 수 없으나 낙타 모양 섬 구석구석에 아름다운 풍광이 숨어 있다.
차를 타고 거금도에 닿기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작지만 유명한 섬, 소록도를 거쳐야 한다. 거금대교는 육지와 섬을 잇는 연륙교가 아니라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연도교이기 때문이다. 소록도와 고흥을 잇는 소록대교는 2009년에 개통했다.

거금휴게소는 섬을 휘감아 도는 자동차 일주도로와 거금도둘레길(7개 코스, 42.2㎞)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휴게소 뒷마당에는 거금도둘레길 표지판이 있다. 옥상 전망대에선 거금대교 너머 소록도가 한눈에 보인다.


◆열번째로 큰 섬 ‘거금도’

김일기념체육관.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일기념체육관. /사진=한국관광공사
일주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면 10분도 되지 않아 김일기념체육관이 나온다. 이곳은 이름 그대로 전설적인 프로레슬러 ‘박치기 왕’ 김일을 기념하는 체육관이다. 1929년 거금도에서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김일은 고향 사랑이 각별했다. 김일 덕분에 거금도는 전국의 어느 섬보다 먼저 전기가 들어왔다.
김일기념체육관에서 출발해 10분쯤 달리면 익금해수욕장이다. 더할 익(益)에 쇠 금(金)을 쓰는 특이한 이름은 부자마을이 되라는 희망을 담았다고 한다. 태양 아래 황금처럼 빛나는 모래밭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익금해수욕장 곰솔숲. /사진=한국관광공사
익금해수욕장 곰솔숲. /사진=한국관광공사
백사장 앞바다는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물놀이에 안성맞춤이다. 울창한 곰솔숲이 바닷바람을 막아줘 한가롭게 쉬었다 가기 좋다. 또 모래밭이 끝나는 곳부터 이어지는 갯바위에서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다.
다시 일주도로를 따라 10분쯤 가면 거금도에서도 독특한 풍광을 자랑하는 오천몽돌해변에 이른다. 이곳에는 금빛 모래밭 대신 크고 작은 자갈이 융단처럼 깔렸다. 바닷가의 둥근 갯돌을 흔히 몽돌이라고 부르는데 거금도 사람들은 이 돌을 ‘공룡 알’이라고 한다. 해변을 가득 채운 몽돌 사이에 누군가의 소원을 담은 돌탑이 삐죽 솟았다.


몽돌해변 바로 옆 오천항에서 출발한 국도27호선은 소록도를 거쳐 고흥으로, 다시 순천과 군산으로 이어진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자그마한 항구에는 조업을 기다리는 고깃배가 옹기종기 모였다. 오천항 방파제 너머로 항구만큼이나 아담한 등대가 홀로 바다를 지킨다.

오천몽돌해변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오천몽돌해변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
오천항에서 5분쯤 차를 달리면 전망이 시원한 언덕 위 팔각정이 나온다. 정자 입구에 ‘소원동산’이라는 푯돌이 보인다. 주변에 그림 같은 풍광을 즐기며 산책하기 좋은 나무 데크도 있다. 이곳은 멀리 섬과 섬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을 맞는 일출 명소다. 한낮에는 붉은 태양 대신 푸른 바다와 하늘, 아름다운 포구가 보인다.
주위에 푸른 돌이 많다는 청석포구 앞에는 바다 쪽으로 길쭉하게 튀어나온 방파제 끝에 하얀 등대가 자리잡았다. 바다와 하늘 사이에 자그마한 섬들이 경계를 이룬다. 이곳 해변에도 모래 대신 몽돌이 깔렸다. 청석몽돌해변 뒤로는 구실잣밤나무와 팽나무, 후박나무가 섞인 방풍림이 있다.

◆예쁘지만 아픈 역사 서린 ‘소록도’

소록도의 그림 같은 해변 풍광. /사진=한국관광공사
소록도의 그림 같은 해변 풍광. /사진=한국관광공사
거금도에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소록도는 일제강점기부터 나병 환자 집단 거주지가 됐다. 1916년 식민지 조선에서 유일한 나병 전문 의원인 자혜의원이 들어선 뒤 일제는 나병 환자를 이곳에 수용했다. 1930년대 후반 연인원 6만명이 넘는 나병 환자가 동원돼 조성한 소록도 중앙공원 곳곳에 그 시절 아픔을 간직한 역사 기념물이 있다.
검시실에서는 망자 의사와 상관없이 무조건 시체를 해부했고 감금실에선 불법감금과 강제 정관수술을 자행했다. 나병 환자였던 시인 한하운의 <보리피리> 시비, 수십년 동안 이역만리에서 헌신적으로 봉사 활동을 한 ‘소록도의 천사’ 마가렛과 마리안느 수녀 공덕비도 보인다. 지금은 소록도의 아픈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소록도 '애환의 추모비'. /사진=한국관광공사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소록도 '애환의 추모비'. /사진=한국관광공사
다리가 놓이기 전에 소록도와 거금도로 향하는 배가 출발하던 녹동항은 소록도가 한눈에 보이는 인공 섬 ‘녹동 바다정원’이 들어서며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무지개 모양 다리로 연결된 녹동 바다정원의 거대한 물고기 모양 전망대에 오르면 작은 사슴을 닮은 소록도가 손을 잡힐 듯하다. 녹동항은 주변 섬에서 잡은 각종 해산물의 집산지이기도 하다.
녹동항에서 가까운 고흥우주천문과학관은 우주왕복선을 닮은 외관이 눈길을 끈다. 800㎜ 주망원경과 보조망원경 6개로 낮에는 태양흑점을, 밤에는 달과 별자리를 관측할 수 있다. 바닷가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아 야외 전망대에서 보는 경치도 훌륭하다. 주야간 관측을 위해 오후 2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한다.

☞당일 여행 코스
녹동항-소록도-거금도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날: 고흥만-녹동항-소록도-거금도-고흥우주천문과학관
둘째날: 고흥분청문화박물관-팔영산-나로도 <사진·자료=한국관광공사(2019년 6월 추천 가볼 만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