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만에 완공된 일주도로 흑산여행
상라산 열두굽이길, 오를수록 검은 흑산
흑산성당·진리당, 예리항을 낀 조화
| 상라산 정상에서 바라본 흑산도 열두굽이길과 예리항 풍경. /사진=박정웅 기자 |
일주도로는 차량으로 2시간쯤이면 돌아볼 수 있다. 흑산여행에 있어서 일주도로 교통편이 중요하다. 여행은 대게 관광버스(인당 1만5000원)나 승합택시(4인까지 기본 6만원, 추가 시 인당 1만원)로 이뤄진다. 관광버스는 단체여행객에게 편하며 개별여행객은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형태다. 9인 미만의 소규모라면 승합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흑산성당과 진리당, 종교와 신앙의 조화
| 푸른 벽이 인상적인 흑산성당. /사진=박정웅 기자 |
| 흑산성당 본당. /사진=박정웅 기자 |
비록 그 규모와 유래는 소소하나 엽서 그림을 장식할 정도의 고즈넉한 면모를 갖췄다. 흑산의 푸른 바다를 연상시키는 푸른 벽화가 인상적이다. 본당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에 선 예수상은 예리항과 바다를 굽어본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예수상이 연상되는 ‘컷’이다.
| 배낭기미해안을 굽어보는 흑산성당 예수상(오른쪽). /사진=박정웅 기자 |
배낭기미해변을 굽어보는 곳에 진리당이 있다. 진리당은 용왕굿을 통해 뱃길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던 곳이다. 진리마을의 당제는 예로부터 성대하게 치러졌다. 진리당은 흑산의 본당이라고 전해질 만큼 권위가 높았다.
| 진리당과 진리당숲. /사진=박정웅 기자 |
진리당숲에는 또 영혼을 불러들인다는 초령목(招靈木)이 있다. 이 초령목은 흑산도와 제주도에서만 서식하는 수목이다. 300년 수령의 초목은 고사했으나 어린 초령목 43그루가 숲을 지키고 있다.
| 팽나무 연리지. /사진=박정웅 기자 |
| 팽나무 연리지. /사진=박정웅 기자 |
흑산성당과 진리당 사이에는 흑산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 있다. 배가 닿는 마을이란 뜻을 가진 배낭기미해변이다. 배낭기미는 예리항이 개발되기 전 흑산도 어업의 전초기지였다고 한다. 흑산성당에서 배낭기미해변의 초입에 묘한(?) 연리지가 눈길을 끈다. 오랜 수령의 팽나무 두 그루가 맞손을 잡았는데 마치 종교와 민속신앙의 만남이 연상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굽이길과 화장실
|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 /사진=박정웅 기자 |
흑산도 지명이 사시사철 푸르고 검은 상록수림으로 인해 생겼다는 얘기가 설득력이 있다. 이곳 상라산를 비롯해 흑산도의 주산인 문암산(400m) 등 흑산의 모든 산의 수종은 대부분 상록수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산과 골이 깊어 이곳이 섬인지 두메산골인지 헷갈릴 정도다.
| 상라정에서 바라본 예리항 조망. /사진=박정웅 기자 |
지명의 유래야 어떻든 흑산도 열두굽이길은 아름답다. 고갯마루에는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 노래비가 우뚝 솟아있다. 이곳의 전망 포인트는 두곳이다. 노래비 왼쪽에 상라정이 있고 이보다 더 높은 위치의 상라산 봉화대가 오른쪽에 있다.
| 코끼리를 닮은 상라산. /사진=박정웅 기자 |
상라산에는 놓치면 아쉬울 게 있다. 해상왕 장보고의 흔적인 상라산성이 그것이다. 반달모양이라고 해 반원산성이라고도 불린다. 또 노래비 맞은편 지층에 설치된 화장실은 꼭 둘러보는 게 좋다. 이곳에서 V자 계곡이 품은, 바다 건너 대장도와 소장도 풍광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어쩌면 세상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이랄 수 있겠다.
| 상라산 화장실에서 바라본 장도와 다도해 풍경. /사진=박정웅 기자 |
이외에 흑산도로 일주도로와 잇댄 여행 명소로는 정약전의 유배문화공원과 자산문화도서관, 철새전시관, 옥섬, 무심사지, 한반도 지도바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