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넷플릭스 가입자가 18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토종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K텔레콤이 운영하는 ‘옥수수’와 지상파 3사가 출자해 만든 ‘푹’이 합병을 추진하면서 국내 OTT시장규모도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 OTT서비스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서비스요금과 콘텐츠 다변화 정책이 필요하지만 공정경쟁 등 따져야 할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관련 정책을 연구할 전문조직의 필요성도 꾸준히 제기됐다.


/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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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OTT포럼은 이런 방향에서 출범했다. 학계, 정·관계, 기업인 등 전문가가 모여 관련시장 상황의 변화, 이용자 보호, 국내 환경분석, 정책 등을 포괄 연구하는 전문단체다. 그렇다면 한국OTT포럼은 넷플릭스로 대변되는 OTT시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콘텐츠·AVOD가 변수
조영신 SK브로드밴드 실장


조영신 SK브로드밴드 실장은 넷플릭스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콘텐츠 제공방식과 새로운 주문형비디오서비스(VOD)의 등장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넷플릭스는 최근 마블과의 계약해지부터 디즈니플러스 등 후발주자의 추격까지 부정적인 요소와 마주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디즈니플러스가 OTT시장을 압도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여전히 넷플릭스의 주가는 상종가를 달린다.

이 대목에서 많은 사람이 오리지널콘텐츠를 통한 넷플릭스의 경쟁력을 말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기준 넷플릭스가 유통하는 콘텐츠 가운데 오리지널의 비중은 약 8%에 머물렀다. 디즈니, 워너미디어, 소니 등 대형 배급사와 국가별 제작사를 통한 콘텐츠 수급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콘텐츠 계약해지가 넷플릭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유는 오리지널 시청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조 실장은 분석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넷플릭스 콘텐츠 시청시간 비중을 살펴보면 오리지널이 37.0%로 대형 배급사(40.0%)와 비슷한 규모를 보였다.


조 실장은 넷플릭스의 경쟁서비스가 생겨도 OTT시장에서의 비중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플러스 등 유사 서비스 모두 과금형 모델인 만큼 넷플릭스를 사용하는 가입자의 지불 능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시대, '토종 OTT'가 살아 남는 법

넷플릭스의 경우 콘텐츠 유통뿐만 아니라 직접 제작에 참여해 완성된 결과물을 하나의 플랫폼에 제공하기 때문에 플랫폼 충성도가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실장은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애플TV 플러스, 워너미디어를 모두 OTT서비스로 묶긴 어렵다”며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넷플릭스의 경우 다른 서비스와 달리 제작과 유통을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애플TV 플러스는 OTT를 모아놓은 플랫폼이며 디즈니플러스 역시 영화로 먼저 유통된 콘텐츠를 옮겨 놓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실장은 글로벌스트리밍기기업체 로쿠의 사례를 들며 OTT시장의 변화를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쿠가 판매하는 셋톱박스에는 다양한 OTT플랫폼이 탑재된다. 이 기업은 해당 셋톱박스를 통해 OTT플랫폼에 가입하면 사용자 가입료의 10%를 수수료로 챙기는 비즈니스모델(BM)을 채택했다. 그러나 구독형동영상서비스(SVOD)시장이 둔화되면서 셋톱박스를 팔던 로쿠의 주가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로쿠는 수수료 배분 방식의 BM에서 벗어나 입점 플랫폼내 인벤토리에 광고를 집어넣는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인벤토리의 30%를 취득해 광고를 삽입하는 광고형(AVOD) OTT에 주목한 것.

조 실장은 “구독형 모델의 경우 오리지널 콘텐츠가 강력한 무기지만 AVOD가 확산될 경우 그 방법이 유효할지 의문”이라며 “로쿠 등 AVOD를 도입하는 기업 사례를 볼 때 광고 아이템의 특성을 감안한 새로운 OTT서비스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시대, '토종 OTT'가 살아 남는 법

◆시장 확대, 규제에 달렸다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OTT서비스의 정책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국내시장은 넷플릭스가 들어오면서 유료방송사업과 소비자의 접점을 넓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더이상 OTT와 유료방송을 구분하는 경쟁구도가 무의미할 만큼 온라인플랫폼 영향력이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OTT가 인터넷망을 통해 제공되는 만큼 망을 보유한 이동통신사업자에게도 유리한 환경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인수합병을 포함해 다양한 사업자들이 OTT서비스에 주목하는 이유라고 최 위원은 분석했다.

그는 지상파 방송도 OTT의 영향권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은 “넷플릭스의 콘텐츠 투자는 판매가를 높이면서 제작비 상승 및 쏠림현상을 유발한다”며 “장기적으로 지상파방송사 프로그램 판매 매출과 유료방송사업자의 VOD 매출을 놓고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규제 불확실성 해소와 공정경쟁 여건 조성에 대한 필요성도 언급됐다. 최 위원은 “신규 OTT서비스와 함께 플랫폼 진입, 규제의 공백이 해소돼야 한다”며 “불공정거래에 대한 대응과 함께 시장지배사업자의 정의, 금지행위, 분쟁조정 등 규율을 마련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역외 사업자에 대한 규율 근거 역시 확보해야 OTT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2호(2019년 7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