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년1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다. 그동안 외국인 자금이탈 등의 우려로 금리동결을 유지해왔지만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판단하에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내리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번 경기부양책 효과로 기업의 비용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하지만 가계의 이자소득 감소도 불가피해 노후연금 의존도가 높은 고령층은 오히려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부동산시장은 호가가 오르는 등 벌써부터 꿈틀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혼돈이 예상된다. 한은이 올해 안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머니S>는 현 상황을 진단하고 금리인하에 따른 시장 변화를 조명해봤다. <편집자주>

[3년 만의 금리인하, 후폭풍 온다-하] 부동산시장 어디로?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제위기 우려로 주요국 중앙은행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추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공격적인 양적완화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른 부작용으로 부동산시장의 거품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준금리 인하는 가계·기업의 부채이자 부담을 줄여주고 소비·투자를 늘려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가 있다. 반면 지난 10년여간 지속된 양적완화로 추가 금리인하의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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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대는 집값 금리 영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리인하 이후 닷새 만인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가 악화되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대응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해 추가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총재는 금리인하가 부동산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가계부채 증가나 부동산으로의 자금쏠림이 나타날 우려가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 안정정책을 지속 추진하면 부작용을 완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 일부 지역은 아파트 매물이 줄어들고 호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서울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대출금리 인하가 부동산투자에 대한 부담을 줄여줘 가격상승을 기대하고 호가를 올리는 추세”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인하가 부동산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지만 일반적인 효과를 기대하기가 힘들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론적으로 금리인하는 금융비용을 하락시켜 부동산 투자수익률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며 “특히 재개발·재건축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부동산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신혼부부 등 대출 의존도가 높은 실수요자의 중소형아파트 수요도 증가할 전망”이라고도 말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는 거시경제 불안요소는 변수”라고 지목했다.

양지영 R&C 연구소장은 “현재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매물 부족인데 양도소득세 증가로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못하는 상황에 금리인하는 갭투자자를 버티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토지보상금 등이 부동산으로 몰려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년 미만 단기예금 1170조원과 토지보상금 등 부동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들어 불안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 랩장은 “서울 강남 등 희소성이 있는 지역은 가격안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위축에 대한 부담으로 거래량이 크게 개선되지 않으면서 높은 호가가 유지돼 일부 수요는 역세권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으로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3년 만의 금리인하, 꿈틀대는 집값

◆수익형부동산 투자해도 되나

금리인하는 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에 최대호재다. 벌써부터 ‘금리인하로 투자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수익형부동산 광고가 기승을 부린다.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대출규제가 약한 데다 은행금리보다 높은 월세수익을 내는 상품으로 관심을 받는다. 최근 분양을 준비 중인 서울 오피스텔 ‘브라이튼 여의도’에 따르면 구매의향서를 제출한 사람이 6000명을 넘었다.

그러나 공급과잉과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자영업 불황이 심화됨에 따라 공실 위험이 높은 점을 주의해야 한다. 2016년 1.25%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한 당시에도 수익형부동산 붐을 타고 투자했다가 실패한 사례가 많았던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상 최대규모 수준인 오피스텔 공급을 감안하면 서울 내 역세권이나 신축 등으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며 “확정수익률 보장을 제시하는 수익형부동산과 분양형호텔에 은퇴자가 많이 몰리는데 공실로 인한 소송이 급증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법원경매정보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2015년 1~5월 수익형부동산 낙찰가율은 64.9%로 2011년 57.6% 대비 7.3%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 투자전략 차별화 필요

금리인하로 인한 부동산 상승효과가 작을 경우 서울과 지방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분양가가 낮은 새아파트가 ‘수혜상품’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신영증권은 ▲2000년 ▲2003~2004년 ▲2008~2009년 ▲2012~2016년 금리인하 시기 주택 매매지수와 전세지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2000년과 2008년, 2012년에는 두 지수가 대체로 상승한 반면 2003년에는 매매지수가 오르고 전세지수는 내렸다고 밝혔다. 2012년 이후는 금리인하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전체 부동산이 상승했다.

전세 집주인의 자본이익률이 감소하면서 전세공급이 급감해 전셋값이 폭등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예상돼 전세를 유지하면서 청약을 기다리는 내집 마련 실수요자가 많아져 전세지수 상승폭이 매매지수보다 높은 상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603호(2019년 7월30일~8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