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내 개를 내가 때리는데 뭔 상관?" 당당
선진국에선 상상 못할 일… '무용지물' 동물보호법이 문제 


동물학대 유튜버가 반려견을 폭행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동물학대 유튜버가 반려견을 폭행하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한 유튜버가 생방송 중 본인의 반려견을 때리고 던지는 등 학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동물보호법에 대한 법적 토대가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8일 방송된 영상 속 유튜버 A씨는 허스키 종의 반려견에게 욕설을 하더니 침대에 잡아 던지고 과자를 먹는데 쳐다보자 목덜미를 잡아 수차례 얼굴을 가격했다.


그는 누군가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제가 제 강아지 때린 게 어때서요. 제 개를 때린 게 잘못이에요? 내 양육 방식이에요. 경찰분이 제 강아지 샀어요? 왜 시비조로 말해요”라며 오히려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

A씨는 또 경찰이 돌아간 뒤 시청자들을 향해 “분명히 경고했지. 니들 때문에 경찰만 고생해. 경찰도 내가 내 강아지 때린다는데 아무것도 못하잖아”라면서 “내 강아지 내가 훈육하겠다는데 경찰이 어떻게 할 건데. 동물학대로 신고 백날 하라고 해”라고 말했다. 이어 “왜 우리나라 개장수들이 많은 줄 알아? 동물보호법이 허울뿐인 법이야. 동물학대로 처벌받는 사람 없어. 개장수도 처벌 안 받아. 재미로 고양이 수십마리 죽인 사람도 처벌 안 받았어”라고 당당하게 행동했다.

그러면서 허위신고를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그게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이야. 내가 이렇게 키우겠다는데 남이 왜 신경 써”라고 성을 냈다.


이에 많은 누리꾼들은 공분했고 지난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 학대 처벌 강화 그리고 유해 유튜브(유튜버 ***) 단속 강화 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30일 오후 5시18분 기준 8만620명이 동의했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이날 동물학대 신고가 접수됨에 따라 A씨를 내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방송 영상 등을 확인해 동물학대 여부를 파악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국내 VS 해외, 동물학대 처벌 수위 '극과 극' 

의정부에서 발생한 동물학대 현장. /사진=의정부시에서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처
의정부에서 발생한 동물학대 현장. /사진=의정부시에서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캡처

동물학대가 급증하면서 동물보호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 29일 경찰청 자료 따르면 동물학대 등 동물보호법 위반 건수는 지난 2015년 204건, 2016년 244건, 2017년 322건으로 매해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법 제8조 동물학대 등의 금지 ①조항을 보면 ▲목을 매다는 등의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는 행위 ▲노상 등 공개된 장소에서 죽이거나 같은 종류의 다른 동물이 보는 앞에서 죽이는 행위 ▲그 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의 피해 등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죽이는 행위는 학대에 속한다.

아울러 ②조항은 누구든지 동물에 대해 다음 각 호의 학대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구체적으로 ▲도구·약물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 등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살아 있는 상태에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거나 체액을 채취하기 위한 장치를 설치하는 행위. 다만, 질병의 치료 및 동물실험 등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도박·광고·오락·유흥 등의 목적으로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는 행위. 다만, 민속경기 등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그 밖에 수의학적 처치의 필요,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의 피해 등 농림수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위 사항을 위반할 경우 동물보호법 46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발생한 동물학대의 가해자 처벌은 70건에 불과했으며 이 중 68건은 벌금형, 2건은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 5월까지 입건된 동물학대 사건 1546건 중 구속은 단 1건에 그쳤다. 대한민국 동물보호법 제정 이래 학대 가해자에게는 법정 구속 대신 경미한 처벌만이 이뤄진 셈이다.

/사진=뉴시스DB
/사진=뉴시스DB

해외에선 동물학대 사건 발생 시 어떻게 처벌할까.
지난 2015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함태성 교수의 논문 ‘미국 동물법의 동향과 쟁점에 관한 법적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기본적으로 모든 주에서 동물 학대 행위를 중대한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주마다 차이는 있지만 동물학대를 범할 경우 최고 10년형의 징역형, 50만달러(한화 약 5억90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동물학대를 살인사건과 같은 주요 ‘반사회적 범죄’로 분류해 학대의 위험성을 꾸준히 알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미국 조지아주에서 자신의 반려견을 2층 발코니에서 주차장 바닥으로 내던져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자에 대해 법원은 동물학대죄로 징역 3년을 선고해 법정 구속한 바 있다.

영국의 경우 동물을 학대하다 적발되면 최고 징역 5년형을 선고한다. 특히 영국 정부가 동물학대범에 대한 최고 형량을 기존 6개월에서 5년으로 강화했다는 것은 동물보호법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점을 일깨우는 사례다. 영국에선 지난 2009년 반려견의 코를 물어뜯은 남자에게 무기한 동물사육금지를 내린 적도 있다.

스위스는 동물보호법 위반 시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혹은 최저 2만프랑(한화 약 2396만원)의 벌금을 내리는데 재산에 따라 벌금 액수가 차등 적용돼 최고 100만프랑(한화 약 11억983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뉴질랜드도 동물보호법이 정확히 마련된 국가로 꼽힌다. 이곳은 지난 2013년 동물을 ‘지각력 있는 존재로서 존중할 것’이라고 명시해 ‘비인간 인격체’로서 동물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물학대와 반려동물을 버린 이에게 최고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한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 개 2마리를 데리고 산책 중 목줄을 잡아당겨 공중에 뜨게 한 뒤 수차례에 걸쳐 돌린 주인에 대해 서울북부지방법원은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또 자신이 키우던 개를 쇠 파이프로 수차례 내려쳐 죽인 사건에 대해 대구지방법원은 벌금 400만원을 내렸다.

동물학대에 대해 경미한 처벌을 내리는 국내 사례들을 살펴보면 유튜버 A씨가 받을 처벌 또한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민국 동물보호법 '이것'이 문제

주인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던져 부상을 입은 강아지(위). 김포시에서 심각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된 길고양이(아래). /사진=뉴스1(케어, 인천길고양이보호연대 제공)
주인이 아파트 베란다에서 던져 부상을 입은 강아지(위). 김포시에서 심각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된 길고양이(아래). /사진=뉴스1(케어, 인천길고양이보호연대 제공)

일부 해외 선진국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동물보호법에서 동물은 민법상 ‘물건’으로 처리된다. 법 자체에서 이미 동물을 ‘생명’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에 법이 존재해도 그 실효성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독일과 스위스 등은 동물 보호를 ‘헌법’으로 규정한다. 지난해 법무부의 의뢰로 윤철홍 숭실대 법대 교수가 수행한 ‘민사법 체계에서 동물의 법적 지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 2002년 연방헌법에 ‘자연적 생활기반과 동물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헌법적 차원에서 동물을 ‘생명체를 가진 동료’로 존중한다는 것이다. 스위스의 경우 지난 1992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동물을 사물이 아닌 생명으로 인정했다.

한편 지난 2017년 일부 동물단체들은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한 민법 제98조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정신청을 진행했다. 이들은 당시 동물권(동물 역시 생명권을 지니며 학대받지 않을 권리)을 언급하면서 “헌법에 동물권이 명시되면 동물보호법률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