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1 |
8일 반도체업계, 현지 소식통,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 일본정부가 현지기업들이 신청한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와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PR) 수출을 허가했다.
지난 5일 허가를 받은 수출건은 일본 소재기업이 삼성전자 중국 시안 공장에 보내는 에칭가스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본기업들은 중국에 에칭가스 등 관련 소재를 수출할 경우 정부로부터 건별로 허가를 받아왔다. 삼성전자 시안공장도 중국에 등록된 법인이지만 소재 수출규제 이후 한국기업에 허가를 내준 첫 번째 사례다.
현재 중국에는 국내 반도체기업들의 현지 법인이 대거 분포됐다. 산시성 시안에 위치한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공장과 SK하이닉스가 장쑤성 우시에 설립한 D램 공장이 대표적이다.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진행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한국기업의 중국 생산라인이 필수 소재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그러나 이번 수출사례를 들어 현지 법인의 경우 소재 수급이 기존과 변함없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됐다. 수출규제가 진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섣부른 판단은 지양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불거졌다.
이와는 별개로 일본정부가 한국기업에 EUV PR 수출을 허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일본정부가 백색국가 제외 시행세칙을 발표하며 기존 3개 품목 외의 다른 규제품목을 지정하지 않았다”며 “수출규제 3개 품목중 하나인 EUV PR에 대한 한국수출도 처음으로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총리는 “일본의 경제공격은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으로서 자기모순”이라며 “외교적 노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포함한 특정국가의 과잉의존을 해소하고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의 협력적 분업을 위한 정책을 꾸준히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얼어붙었던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는 관련 수출건을 통해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언제 있을지 모르는 변수에 대비해 수입 공급선 다변화와 소재 국산화 정책은 정부와의 협의 및 지원을 통해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핵심 소재에 대한 국산화는 실공정 테스트 등을 동반할 경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본질적으로 일본정부는 한국기업에 수출규제를 통한 불확실성을 심어 기업심리 위축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를 타개할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