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현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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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사업 재개를 꿈꾸던 현대그룹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시설을 철거하고 독자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금강산 일대 관광시설을 현지지도하고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등 남측에서 건설한 시설들을 돌아봤다고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들 시설을 비판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시설들이 실제로 철거될 경우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재개는 더욱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강산관광은 현대그룹의 상징과도 같은 사업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1998년 6월16일과 10월27일 두차례에 걸쳐 총 1001마리의 소를 이끌고 북한을 방문하면서 그해 11월 금강산관광을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남북 민간교류의 창도 열었다.

그러나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이 피격돼 사망하면서 관광이 전면중단됐고 이어진 보수정권의 집권으로 남북관계가 크게 악화돼 지난 10여년간 개점휴업 상태에 머물렀다.


현대그룹에서 대북사업을 전담하던 현대아산도 큰 위기를 겪었다. 2007년 기준 1000명을 넘던 직원수는 현재 150명 수준으로 줄었고 지난 10여년간 누적 영업손실이 2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대북사업 재개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13년부터는 ‘남북경협재개 추진 태스크포트스(TF)’팀을 운영하면서 남북 간 협의를 통해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가 이뤄지면 2개월 안에 관광사업을 재개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지난해 5월에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T’를 발족했다.

지난해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금강산관광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합의서가 발표됐을 당시 조만간 대북사업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이 커졌다. 그러나 이번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금강산관광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졌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관광재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보도에 당혹스럽다”면서도 “차분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