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 후한 어촌, 그림 같은 해변… 라마섬 트레킹
| 홍콩에는 8~90년대 느와르를 연상케하는 골목이 많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세월은 덧없이 흘렀건만 주윤발은 홍콩인과 한국인이 사랑하는 배우로 여전히 숨쉰다. 스크린에서 비장하면서도 멋진 연기를 펼친 그는 이제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로 골목을 활보한다. 홍콩인들과 격 없이 어울리는 그의 수수한 모습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결같은 수수함에 변한 것이라곤 듬성듬성한 흰머리밖에 없는 주윤발. 30여년 전과 오늘날의 그를 찾아 최갑수 여행작가가 라마섬(Lamma Island)을 찾았다. 주윤발이 열살까지 자란 이 조그마한 섬은 홍콩섬 남동쪽에 있다. 섬에는 주윤발의 친척이 거주한다. 물론 운 좋다면 주윤발도 만날 수 있으리라.
| 2017년 홍콩 타이 롱 완(빅 웨이브 비치)의 한 식당에서 만난 주윤발의 '인증사진'. 빛은 바랬지만 홍콩인에게 친숙한 이미지는 더 살아있는 느낌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
◆주윤발 흔적을 쫓는 라마성 트레킹
| 고즈넉한 소쿠완 마을. 해산물 요리로 유명한 어촌이다.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주윤발은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지만 다른 또래들처럼 저 역시 <영웅본색>을 가장 좋아했죠. 스크린 속 모두의 영웅이었던 남자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섬에 오다니, 옛 추억이 많이 떠올라요. 아기자기한 마을과 느긋한 분위기,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섬의 풍경도 참 좋네요.”
최갑수 작가의 라마섬 트레킹 소감은 주윤발과 잇댄 것이었다. 라마섬은 홍콩인들이 당일 여행지로 사랑하는 섬이다. 아름다운 트레일 코스와 더불어 이 섬을 유명하게 만든 주역은 바로 해산물 요리였다. 섬이 발전하기 시작한 1970년대 이전까지 라마섬은 어부들의 섬이었고 그 전통은 훌륭한 해산물 식당들로 이어진 것.
| 소쿠완의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 /사진제공=홍콩관광청 |
“주윤발이 고향에 오면 꼭 들르는 식당이라고 해요. 특이하게도 앉자마자 과일부터 한 접시 먹은 후 식사를 시작한다더군요. 마늘과 함께 쪄낸 가리비 관자부터 주윤발이 늘 주문한다는 라마섬 그루퍼 찜까지, 왜 ‘윤발이형’의 단골집인지 이해하기에 충분했어요.
라마 섬에서 돌아온 뒤 주윤발이 홍콩에서 가장 좋아하는 동네인 카오룽 시티를 들렀다. 카오룽 시티는 활기찬 서민 주거지로, 품질 좋고 저렴한 식당과 상점으로 가득하다. 다양한 차와 다기를 판매하는 밍흥 티숍(Ming Heung Tea Import & Export) 또한 그 중 하나다. 1963년 문을 연 노포 찻집에서 향기로운 철관음차와 보이차를 맛볼 수 있다. 최 작가는 언제든 질 좋은 차를 휴대해 다닐 수 있는 차 통을 하나 장만했다.
“작고 가벼워 찻잎을 가지고 다니기에 좋아요. 홍콩 느낌이 물씬 나는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요. 다향을 맡을 때마다 홍콩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 같네요.”
| 복을 부르는 라마섬의 돼지 벽화. /사진=박정웅 기자 |
◆홍콩관광청 라마섬 여행팁
라마섬으로 향하는 페리는 센트럴페리터미널 4부두에서 탑승한다. 용수완 행과 소쿠완 행으로 나뉘는데 용수완에서 마을을 둘러보고 소쿠완까지 트레킹을 한 뒤 해산물 식당에서 식사를 즐기는 코스를 추천한다. 옥토퍼스 카드로도 탑승할 수 있다.
라마섬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은 30여년의 역사와 함께 라마 섬을 대표하는 해산물 식당으로 자리잡았다. 버터 소스 랍스터 튀김, 꿀과 후추로 양념한 게 튀김 등 홍콩 미식 대회에서 수상한 메뉴들과 함께 갯가재, 가리비, 홍콩의 고급 생선 그루파 등 다채로운 해산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식사를 하는 손님에 한해 센트럴과 침사추이를 오가는 페리 서비스도 운영한다.
| 레인보우 시푸드 레스토랑의 갯가재 요리. /사진제공=홍콩관광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