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미터 길이 세계최대 공룡 보행렬 화석
인간의 무지와 욕심, 공룡시대 자연학습장 훼손
| 전남 여수시 화정면 낭도리 추도의 마을 풍경. 문화재인 돌담이 예쁘다. /사진=박정웅 기자 |
이 작은 섬의 주인은 할머니 한 분이다. 또 있다. 개 두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도 섬을 지킨다. 평온한 섬에 사달이 났다는 소문을 들었다. 인간의 탐욕이 국가지정문화재 보호구역인 섬을 훼손한다는 것이다. 공룡화석지(천연기념물 제434호)와 셰일 퇴적층이 인상적인 추도는 섬 전체가 보호구역이다.
| 공룡발자국 화석. /사진=박정웅 기자 |
인간의 눈에서 추도의 화석은 주로 셰일(이암)에서 발견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셰일은 매우 무르기 때문에 파도와 바람 등 자연현상에 쉽게 훼손된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인간에 있다. 추도가 몸살을 앓는 건 사람 때문이란 거다. 오래 세월을 지켜온 공룡발자국은 인간의 발부리에 무뎌졌다. 세계 최대규모의 보행렬도 많이 변형됐다는 얘기다. 관광지에서 흔해 빠진 관람 데크 같은 시설은 이곳에선 언감생심이었다.
| 형체가 변형된 공룡발자국 화석. 멀찍이 떨어져 봐야 보인다. /사진=박정웅 기자 |
추도를 잘 아는 여수 시민들은 추도에 대한 행정지도에 회의적이었다. 수많은 화석과 셰일이 도난당하기 일쑤임에도 지도와 대책은 없다는 소리다. 반출 예방을 위해 CCTV 설치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마을 입구에 ‘CCTV 가동 중’이라는 눈가림만 했을 뿐이다. 추도 어디에서 가동 중인 CCTV를 찾을 수 없었다.
| 뜯겨나간 흔적이 역력한 추도의 셰일. /사진=박정웅 기자 |
선착장과 맞닿은 추도 마을은 아주 작다. 몇 가구 안 되는 곳이지만 마을 어귀에는 동구나무가 있다. 가구와 가구 사이로 예쁜 돌담길이 이어졌다. 추도 돌담은 문화재다. 오래 전 이 길에도 아이들 웃음소리가 넘쳤으리라. 돌담길을 오르면 태풍에 지붕이 날아간 폐분교가 있다. 오른쪽 분교의 관사로 쓰이던 건물은 꽤 멀쩡하다. 추도를 새롭게 만들려는 뜻에서 여수의 한 시민이 새로운 공간을 준비한다는 곳이다.
| 국가지정문화재 보호구역을 알리는 여수시 입간판. /사진=박정웅 기자 |
추도는 맞은편 사도와 ‘신비의 바닷길’로 연결된다. 매년 음년 정월 대보름, 2월 보름 등 연 5회에 걸쳐 2~3일 동안 바닷길이 열린다. 총연장 790미터이며 폭은 15미터에 달한다. 사도를 중심으로 추도, 나끝, 연목, 중도, 증도, 장사도 등 7개 섬이 ‘ㄷ’ 자 형태로 이어져 장관을 이룬다.
| 지붕이 날아간 추도 폐분교. /사진=박정웅 기자 |
◆추도 교통팁
추도는 사도를 경유하는 것이 좋다. 사도에서 낚싯배를 빌리면 5분내에 닿는다. 사도까지는 여수시 화정면 백야도(백야도선착장)에서 차도선을 이용하면 약 1시간 걸린다.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도 페리가 있으나 백야도 배편이 훨씬 가깝다. 백야도에선 오전 8시, 11시30분, 오후 2시50분 세 차례 운항한다. 이 배는 제도-개도-하화도-상화도-사도-낭도를 거친다. 때문에 뱃시간을 잘 활용하면 하루에 여러 섬을 여행할 수 있다. 낭도는 고흥과 여수를 잇는 연륙·연도교(고흥-적금도-낭도-둔병도-조발도-여수)로 이어진 점도 참조하자. 현재까진 주민만을 위해 시범 개통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