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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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2017년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직원들이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상급자를 조롱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글에는 '상급자가 재테크에만 열을 올려 업무를 게을리 한다'는 등사실과 다른 내용도 있었습니다.
당사자가 해당 글의 삭제를 요청했지만 A씨는 오히려 다른 계정으로 접속해 삭제 요청을 조롱하는 글을 남기기까지 합니다. 결국 A씨는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고 회사에서 해고 당하는데요.

이에 A씨는 익명게시판에 글을 올린 것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해고를 인정하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합니다.


A씨는 소송에서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일을 풍자했을 뿐"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A씨가 쓴 글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 아니고 특정 임직원을 비방할 목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로 보장되는 범위 내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는데요.

아울러 "이런 글을 인터넷에 게시한 것은 직원으로서 품위와 위신을 손상하고 다른 임직원을 비방해 괴로움을 주는 행위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판결했습니다.


◆ "비방글 작성자 몰라도 명예훼손 고소 가능"

그런데 A씨는 앞서 온라인게시판에 익명으로 글을 남긴 것으로 명예훼손 유죄를 선고받고 그 결과 회사에서 해고를 당했습니다. 누가 작성한 것인지 알 수 없는 익명 글에 대해서도 명예훼손 고소가 가능할까요?

익명 커뮤니티라고 해서 비방글을 쓴 사람을 못 찾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고소를 할 때는 범죄사실이 특정돼야 합니다. 그리고 익명 커뮤니티의 경우 가해자의 이름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죠. 이럴 때는 '성명불상자'(성과 이름을 잘 알 수 없는 사람)로 고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이용자 정보제공청구를 이용해서 작성자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비방글을 작성한 사람의 회원정보를 알아내는 것은 불법이 아닙니다.

다만 회원정보 확인과정에서 비방글이 사라지는 것에 대비해 해당 글의 작성일자와 게시글의 인터넷 주소(URL), 게시자 아이디 등에 대한 증거를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 '회사 비방=해고 사유'는 아냐… 비위 정도·경위 중요

이번 사건의 A씨는 비단 이번 일만으로 해고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전에도 여러 차례 사내에서 문제를 일으켰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회사나 상사를 비방한다고 해서 무조건 해고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방의 정도와 경위 등을 종합해 해고의 정당성을 판단해야 하는데요.

회사와 경영진에 대한 비방 유인물 배포를 이유로 사측이 징계를 내린 데 대해 법원이 '부당 징계' 판단을 내린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2017년 B사의 한 노조 조합원은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대해 경영진을 비방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했습니다. 유인물에는 '낙하산으로 내려온 사장', '여성 노동자를 강제퇴직 시켰다', '살인을 자행하는 ○○○ 사장' 등 사실과 다르거나 경영진을 모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에 사측은 허위사실 유포와 경영진에 대한 명예훼손을 근거로 해당 노조 조합원에게 정직 4주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같은 행위가 '노동조합의 정당한 업무'로 해당한다면서 사측의 징계 결정이 부당하다고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