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몰래카메라 장면. /온라인 커뮤니티캡처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튜버들이 감염환자 발생 상황을 연출한 영상을 촬영해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구독자 58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 A씨 등 4명은 지난 29일 동대구역 광장에서 해당 영상을 촬영했는데요. 흰색 방진복을 입은 남성 2명이 우한 폐렴 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뒤쫓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들은 같은 장소에서 반복적으로 영상을 촬영했다고 하는데요.
실제가 아닌 연출된 가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뜩이나 불안이 커진 지금 시점에선 일반 시민들의 오해를 사기 충분했죠. 결국 실제 상황으로 착각한 시민의 신고로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시민들에게 우한 폐렴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해 영상을 촬영했다”고 진술했는데요. 경찰 관계자는 “적용할 수 있는 범죄 혐의가 없어 구두 경고 조치만 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도를 넘어선 행동이라며 이들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고 불안을 가중시킨 이들의 행동을 처벌할 방법이 정말 없는 걸까요?

. /SNS 캡처

◆경찰 업무 방해할 목적 있었다면 ‘위계공무집행방해’

이날 관할 경찰서에는 ‘우한 폐렴 환자가 도주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2건 접수됐습니다. 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실제로 현장에 출동했는데요. 이렇게 위험한 상황을 연출해 경찰을 출동 시켰다는 점에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위계’란 상대방을 오인 또는 착각하게 만드는 행위를 말하는데요. A씨 등이 마치 실제상황인 것처럼 시민들을 착각하게 했고 경찰을 출동하게 만들었으니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위계공무집행방해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인데요.

다만 위계공무집행방해는 상대방이 그릇된 처분을 하게 할 목적으로 착각을 일으키는 경우 성립합니다. 대법원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서 위계란, 행위자의 행위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등을 일으키게 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판례는 이같은 위계에 의해 상대방이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게 함으로써 공무원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직무집행을 방해하는 경우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또 위계 행위가 있었더라도 구체적인 직무집행을 저지하거나 현실적으로 곤란하게 하는 데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처벌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A씨 등의 행위가 결과적으로 경찰을 출동시켰더라도 경찰 업무를 방해할 목적이 없었다면 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불안감 조성'은 경범죄… 벌금 5만원이 전부

물론 이처럼 거짓 상황을 연출해 시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했다면 경범죄처벌법에 따라 처벌될 수 있습니다.

경범죄처벌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길을 막거나 시비를 걸거나 주위에 모여들거나 뒤따르거나 몹시 거칠게 겁을 주는 말이나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불안하게 하는 행위를 ‘불안감조성’ 행위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범죄처벌법에 따른 처벌은 그리 무겁지 않습니다. 경범죄처벌법 시행령상 불안감조성 행위에 대한 범칙금은 고작 5만원인데요.

만일 장난으로 '주변에 의심환자가 산다'거나 '나에게 증상이 있다'고 거짓신고한 경우에는 벌금이 조금 높아집니다. 경범죄처벌법은 발생하지 않은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 신고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명시하고 있는데요.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허위 신고한 20대 남성이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입건되기도 했습니다.

만일 거짓신고의 수위가 높거나 파급력이 크다면 경범죄가 아닌 앞서 말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다뤄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청와대 게시판에는 자신의 10대 동생이 또래 친구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는데요. 해당 청원글은 열흘만에 10만명의 동의를 받았고 경찰은 사건 조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는 전부 거짓으로 밝혀졌는데요. 경찰은 사건 조사에 경찰력이 낭비됐다고 보고 게시자 B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한편 해당 유튜버들은 30일 자신들의 채널을 통해 논란에 대해 사과했는데요. 이들은 "저희가 그동안 주로 업로드했던 장난 몰래카메라 영상이 아닌 시작단계부터 진지하고 시사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이번 영상을)기획했다"며 "큰 파장을 일으킬 만한 내용을 촬영해 시청자들께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던 마음까지도 경솔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