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지노믹스가 패키지 변경 등으로 시제품과 차별화를 둬 불법 유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패키지 변경 후(좌), 변경 전 (우)./사진=랩지노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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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121개국에서 '한국산 진단키트' 구입 요청이 쇄도하는 가운데 국내에서 사재기 등 불법 유통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생산량 부족으로 ‘마스크 대란’이 발생하면서 매점매석이 기승을 부렸던 것처럼 일부 브로커가 폭리를 취할 목적으로 진단키트를 둘러싼 불법 거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브로커를 통해 랩지노믹스 등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사재기한다는 정보를 입수, 수사 진행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진단키트가 국내에서 사용되려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해당 제품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출품목허가만 승인됐기 때문에 국내 유통은 모두 불법이다.


업계에 따르면 브로커들이 사재기한 진단키트들은 무엇보다 품질을 보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진단키트 속 시약은 온도에 민감해 어떻게 보관했냐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진다. 통상 진단키트는 영하 20도(℃)에서 최대 1년간 보관할 수 있다. 실제 사용하려면 약 20~30분 간 해동한 후 얼음물에 계속 넣어둬야 품질이 유지된다.


따라서 불법 유통 과정에서 진단키트가 상온에 노출될 경우 품질을 보증할 수 없다는 게 관련업계 설명이다. 이 때문에 자칫 해당 기업의 이미지만 훼손될 수도 있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한 진단키트업계 관계자는 “불법 유통은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신뢰도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한번 떨어진 신뢰도는 다시 회복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진단키트업계는 브로커들이 사재기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진단키트 제품이 개발 초기 당시의 시제품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개발 당시 생산된 샘플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것.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브로커들이 유통사들에 제공된 샘플용 진단키트를 (불법 유통에) 활용하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샘플을 활용해 많은 물량을 확보한 것처럼 속일 수 있어 자칫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진단키트업계는 이번 불법 유통을 계기로 패키지 변경 등을 통해 샘플과 시제품 간 차별을 둘 방침이다. 랩지노믹스 관계자는 “전세계 각국의 한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 요청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며 “품질과 기업의 이미지 보호를 위해 기존 패키지에서 색상, 글씨체, 이미지 등 디자인을 전면 수정하는 등의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