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벨벳 오로라화이트 전·후면. 깔끔한 디자인이 매력이다. /사진=LG전자
자존심이 상했던 것일까. LG전자가 칼을 갈았다. 스마트폰 사업에서 계속되는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폰을 전면에 내세운 것. 반응은 폭발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LG 스마트폰이 출시 전 기대를 받았던 만큼 실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2013년 G3를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시장에서 20분기 연속 추락을 거듭한 LG전자는 이번에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까.

호평 쏟아지는 ‘LG 벨벳’ 디자인

LG전자는 4월12일 기존 스마트폰 전략을 폐기하고 ‘LG 벨벳’이라는 명칭의 새로운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벨벳은 다음달 국내 시장에 출시할 제품으로 손에 닿는 느낌을 극대화했다”며 신규 스마트폰을 소개했다.

LG 벨벳은 전면 디스플레이의 좌우가 완만하게 구부러진 ‘3D 아크 디자인’을 처음 적용한 LG폰이다. 후면도 동일한 각도로 구부러져 단말기 하단에서 보면 긴 유선형 디자인을 갖췄다. 타원형이기 때문에 기존 직각 제품보다 ‘쥐는 맛’은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 벨벳의 후면카메라는 총 3개. 떨어지는 물방울을 형상화한 세로배열이 인상적이다. /사진=LG전자
최근 스마트폰 제조사가 카메라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과 달리 LG 벨벳은 카메라에 큰 힘을 주지 않았다. 후면에는 총 3개의 카메라가 탑재됐으며 전면에는 1개의 카메라가 자리잡았다. 눈에 띄는 점은 디자인. 물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한 후면 카메라 배열은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폰 디자인 가운데 가장 뛰어나며 전면의 카메라도 물방울 노치를 채택했다.

LG전자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LG 벨벳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65 5G다. 이 부품은 5세대 이동통신(5G) 모뎀과 AP, 인공지능(AI) 엔진이 하나로 통합된 퀄컴 최초의 5G 플랫폼으로 지난해 12월 선보였다.

후면은 빛의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하는 유리재질로 마감돼 깔끔한 인상을 주며 색상은 ▲오로라 화이트 ▲일루전 선셋 ▲오로라 그레이 ▲오로라 그린 등 4종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출시시기 전후해 경쟁제품 쏟아져…

LG전자의 스마트폰은 항상 공개 당시 큰 인기를 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실제로 흥행에 성공한 제품은 없다. LG전자 MC사업본부가 마지막으로 흑자를 기록했던 스마트폰은 2014년 1000만대의 판매기록을 세운 G3다. 이후에는 20분기 동안 줄곧 적자를 기록했다. 때문에 LG 벨벳의 초기 반응만을 두고 흥행을 거둘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쉽지 않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흥행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격이다. 이 점을 고려했을 때 LG 벨벳의 출시시기는 좋지 않다”며 “비슷한 시기 출시가 예정된 아이폰SE와 갤럭시A51의 경우 출고가가 50만원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LG 벨벳은 이보다 다소 비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가 예상하는 LG 벨벳의 출고가격은 80만원 안팎. 경쟁제품보다 약 30만원 비싼 수준이다. 지난해 출시한 LG V50S 씽큐의 출고가가 119만9000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이 30만원 인하된 수준이지만 경쟁상대가 너무 저렴하다. 그렇다고 마냥 가격을 낮추기도 어렵다. LG전자가 ‘매스 프리미엄’을 표방하고 내놓은 제품인 만큼 출고가를 보급형 단말기 수준으로 낮추면 후발 제품의 경쟁력도 크게 떨어진다.

LG 벨벳은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사진 왼쪽부터 오로라 그린, 일루전 선셋, 오로라 그레이, 오로라 화이트. /사진=LG전자
이동통신사들이 지난 2월 단말기 보조금 경쟁을 지양하자고 손잡은 것도 LG 벨벳의 흥행을 저해할 요인으로 꼽힌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지난해 2분기부터 5G 시장에서 출혈경쟁을 펼친 탓에 영업이익이 20% 가까이 하락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이통3사는 단말기 보조금을 줄이자며 손잡았고 지난 3월 정식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에도 그 여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지난해 이통3사의 보조금 경쟁에서 LG전자의 V50 씽큐가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손해가 예상된다. 당시 V50 씽큐는 높은 보조금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출시 2주만에 14만대를 넘게 판매하는 등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통신업계는 앞선 갤럭시S2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짠물’ 보조금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5G 네트워크 구축에 전념하는 중이기 때문에 업계 전반에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언할 수는 없지만 정황 상 이번에도 공시지원금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적자 속에서도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포기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제조기업의 기술 정수를 집대성한 제품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LG전자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꾸준히 스마트폰시장을 두드리는 LG전자가 이번에는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