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법에 출석한 전두환씨에 대해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사람을 엄청나게 죽여 놓고 표현의 자유라며 (함부로 말)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장동규 기자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광주지법에 출석한 전두환씨에 대해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사람을 엄청나게 죽여 놓고 표현의 자유라며 (함부로 말)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영대 신부는 28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전씨가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에게 새빨간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한 것을 문학적 표현이라는 식으로 대충 넘어가려는 꼼수를 부린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밝혔다.

전씨는 지난 2017년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비오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라며 "조비오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됐다.


'사자명예훼손'은 허위 사실을 적시해 숨진 사람의 명예를 훼손해야만 성립하는 범죄다.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을 향해 자행했던 헬기 사격 여부를 전면 부인했고 '거짓말쟁이'라는 기록은 '표현의 자유'라 주장하고 있다.

조영대 신부는 "헬기 기총소사는 이미 다 밝혀진 사실"이라며 "당시 작전사령관이었던 서준열 장군의 헬기 사격을 인정하는 진술이 수사 공판 기록에 나와 있고 무장헬기 출동 사실이 기재된 보안사 일일 속보, 무장헬기 진압작전 명령서 등 군 내부 문서가 다 발견돼 증거로 제출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수 증거를 종합해볼 때 조비오 신부님이 목격했다는 헬기 사격은 틀림없는 일인데도 (전씨는) 계속 거짓말로 아니라고 한다"며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면 결국 본인이 무력진압으로 엄청난 만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끝까지 부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5·18 당시 헬기 기총사격에 가담한 군인이 사실 관계를 밝히거나 양심 선언을 한 사례는 현재까지 없다.

이에 대해 조영대 신부는 "역사와 국민에게 엄청난 만행을 저지르고 도대체 어떻게 눈을 감으려 하나"며 "그중 벌써 건강이 나빠지고 거동이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는데, 끝까지 자기 자신만 생각하면서 역사적인 진실을 감추고 있는 것인가 한심스럽다. 제발 양심선언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조비오 신부님은 카톨릭 교회를 대표하는 큰 사제였고 많은 이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며 "(전씨가) 공적인 회고록에 그렇게 (거짓말쟁이라고) 기록한 것은 카톨릭 교회에 대한 명예훼손이자 광주 시민들이 존경하는 인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