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광주적십자병원 부지.2020.4.22 /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제11호인 옛 광주 적십자병원이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27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월말 옛 광주 적십자병원 소유자인 학교법인 서남학원 청산인과 88억4945만원에 부지와 건물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는 계약금으로 10억원을 지급했고, 28일쯤 잔금을 지급하고 소유권을 이전할 계획이다.


옛 광주 적십자병원은 80년 5월 계엄군의 총칼에 부상당한 수많은 광주시민을 의료진이 헌신적으로 치료하고 시민들의 헌혈 행렬이 이어진 '광주 공동체 정신'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2800여㎡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1954년 건립돼 공공보건 의료기관 역할을 하다가 1995년 서남학원 재단이 병원을 인수해 서남대 의대 병원으로 운영했다.

서남대가 재단 비리와 부실대학 선정 등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2014년 병원을 폐쇄했고, 2018년 교육부로부터 폐교 명령, 처분허가 승인을 받아 지난해부터 공개매각을 추진했다.


5·18기념재단과 5월3단체들은 병원이 민간에 매각되면 원형이 훼손되고 철거될 것이라며 시가 매입해 시민의 품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시는 지난해 8월부터 매입에 나서 올해 2차 입찰에서 시가 단독 참여해 유찰되자 수의계약으로 매입했다.

매입 금액은 2차 유찰 당시 최저 감정가인 88억5000만원 수준이다. 비슷한 규모의 주변 시세가 100억원을 훌쩍 넘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병원 건물이 수년간 방치된 만큼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5월단체 등 시민사회와 함께 향후 활용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80년 5.18 당시 의료진의 헌신적 치료와 헌혈 행렬이라는 상징적 공간이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원형 보존을 원칙으로 활용계획을 세워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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