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관련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후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댐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과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논쟁의 핵심은 4대강 사업으로 설치한 보가 빗물을 효과적으로 가둬 홍수피해를 줄였는지 아니면 보가 저수 기능이 부족해 홍수 피해만 늘렸는지 여부다.
통합당은 4대강 사업의 홍수 방지 효과를 주장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난개발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이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태양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태양광을 산기슭 같은 곳에 아무 데나 설치하니 비가 많이 쏟아질 때 무너지고 산사태가 더 나는 등 어려운 상황을 겹치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10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도 "홍수가 지나고 산사태에 대한 전반적인 검증을 하면 태양광 발전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판명이 날 것"이라며 "그 때 국민들이 (태양광을) 어떻게 다룰지 생각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친이계'로 분류되는 권성동 무소속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의 효용성이 입증됐는데 그저 진영논리에 갇혀 (4대강 사업에) 폄훼 발언을 한 문 대통령이 안타깝다"며 "가뭄과 홍수 예방에 자신 있으면 지금 즉시 4대강보를 파괴하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당대표 후보는 11일 오전 충북 음성군 수해복구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과거 4대강보를 설치한 것이 잘한 것인지 못한 것인지를 지금 논쟁 중이다"며 "적어도 일의 순서가 잘못됐음은 틀림없다"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4대강 사업을 두고 "소하천은 두고 밑(본류)만 정비했다. 계단을 물청소하면서 아래부터 물청소하며 올라간 격"이라며 "그러니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전국 소하천이나 소천은 논바닥보다 높아 비만 오면 하천에 물이 넘어간다"며 한국형뉴딜 정책에 소하천을 제대로 정비하는 사업을 넣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원식 의원도 이날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홍수 피해가 한참인 와중에 과거 책임론을 벗어나고자 이런 식으로 4대강 논쟁을 벌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통합당 측의 논리를 저격했다.
범여권인 열린민주당에서도 통합당의 4대강 재평가론을 일축했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에 영산강에서 가장 (홍수 예방) 효과를 본것은 저류지"라며 "물이 갑자기 많이 올 때 담아두는 효과가 있는 저류지를 만들어야지 보를 통해 물의 흐름을 막는다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은 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통합당이 4대강 사업의 효용성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통합당의 일종의 트라우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온라인상에서는 이같은 논란 자체가 현재 제기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국에 따르면 지난 10일까지 수해와 관련해 전국에서 집계된 사망자와 실종자는 50명을 넘어섰고 전국 11개 시·도에서 7000명에 육박(6946명)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를 입은 시설만 해도 1만7879곳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과거 정책의 잘잘못을 서로 따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관련 보도에 "이런 시점에 저런 소리를 하고 있냐", "여당이고 야당이고 뭐든지 정쟁으로 몰고 간다", "수해로 피해를 입은 국민들부터 살핀 뒤에 이야기해라",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야 정신 차리겠냐"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