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경쟁이 날로 치열해진다. /그래픽=김영찬 기자
2020년 코로나19의 확산은 우리 삶뿐 아니라 산업 지형까지 바꿔놓고 있다. 기존에 O2O로 분류되던 많은 웹·앱 서비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언택트 시대의 도래로 수혜를 입은 기업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를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의 플랫폼 경쟁력은 더 이상 온라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프라인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의 양 날개, 커머스와 핀테크

네이버는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분기별 매출을 달성했다. 3분기 매출은 1조3608억원으로 이번부터 제외된 라인을 포함한다면 2조598억원에 달한다.

이번 매출 구분 변경은 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 산하 야후재팬 운영사 Z홀딩스 양사의 내년 A홀딩스 합병에 따른 것이다. 여기에 중장기 사업 방향까지 반영해 기존에 ▲광고 ▲비즈니스플랫폼 ▲IT플랫폼 ▲콘텐츠서비스 등으로 구분했던 사업 부문별 매출도 ▲서치플랫폼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으로 변경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리포트에 따르면 네이버가 커머스와 핀테크 매출을 별도 분류하기로 결정한 것은 단순히 분석과 설명의 편의를 위해서만이 아니다. 성장잠재력을 바라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올해 들어 언택트 플랫폼 비즈니스로서 규모가 커지면서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기 때문이다. 이번 분기에 커머스 부문은 40.9%, 핀테크 부문은 67.6%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오프라인 포섭하는 네이버, CJ와 동맹 맺다

현재 네이버의 O2O 서비스로는 ▲소상공인 온라인몰 창업 지원 서비스 ‘스마트스토어’ ▲전통시장의 온라인 연계를 지원하는 ‘장보기’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쇼핑라이브’ ▲최근 오프라인까지 지원을 확대한 ‘네이버페이’ ▲현재 위치 기반 주변 상점 검색·추천 서비스 ‘스마트어라운드’ ▲포장주문과 테이블주문 등이 가능한 ‘스마트주문’ ▲오프라인 상점에 대한 네이버 온라인 예약·결제 서비스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서비스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먼저 핀테크 분야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커머스 분야에 집중 포진돼 있다. 또 직접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연계나 중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춘다. 이런 점들은 기본적으로 O2O 비즈니스 특성에 기인하는 요소이기도 하지만 네이버가 핀테크와 커머스 분야에 집중하면서 플랫폼 전략을 활용한 결과로도 풀이된다.

네이버는 이 과정에서 쇼핑과 동영상 서비스의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작했다는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67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결제한 온라인 서비스는 네이버로 결제액이 20조9249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네이버와 CJ가 콘텐츠와 물류 분야 시너지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사진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네이버

최근 네이버는 CJ와 6000억원 규모로 지분을 맞교환했다. CJ그룹이 네이버 주식 1.28%(6000억원)를 확보하고 네이버는 ▲CJ대한통운 7.85%(3000억원) ▲CJ ENM 4.99%(15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 신주 6.26%(1500억원)을 가져간다. 이번 협약으로 콘텐츠 분야뿐 아니라 CJ대한통운을 통해 물류 경쟁력까지 확보하면서 언택트 유통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의 비즈니스 중 오프라인과 연계되지 않는 게 드물다. SME(중소·중견기업)에 도움이 되는 기술 플랫폼으로 자리잡고자 한다”면서 “CJ그룹 등 파트너와 함께 각각의 장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발휘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선택과 집중

카카오도 언텍트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다방면으로 제휴하고 때로는 우회하는 모습을 보이는 네이버와 달리 카카오는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등 직접 뛰어들어 경쟁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며 시장 선점과 장악을 노린다. 한때 보였던 전방위 확장 행보는 ‘헤어샵’ 서비스 출시 이후로 멈춘 상태다.

지금은 핀테크와 모빌리티에 좀 더 힘을 주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카카오페이 거래액을 70조원 규모로 전망한다. 벌써 가입자가 3500만명을 넘어서며 간편결제·송금 분야에서 입지를 다졌다. 카카오페이증권(구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했고 디지털손해보험사 설립도 준비 중이다. 국내 금융권에 파란을 일으켰던 카카오뱅크와 함께 핀테크 사업의 양축이다.

지난 2일 카카오와 이랜드가 카카오톡 기반 커머스 경험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최형욱 이랜드 최고전략책임자(왼쪽)와 정의정 카카오 수석부사장이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카카오

최근에는 라이브 커머스 ‘카카오쇼핑라이브’도 정식 출범하는 등 커머스와 핀테크의 시너지를 노린다.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지난 5월부터 5개월 동안 진행한 시범 서비스에서 방송 25회만에 누적 시청횟수 500만회를 기록했다. 이는 CJ오쇼핑이 7년만에 달성한 수치다. 이랜드 그룹과 커머스 분야 협력도 추진한다. 양사 플랫폼과 데이터를 연동하고 챗봇 커머스 적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잡은 카카오

카카오가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곳은 모빌리티다. 택시 호출·대리운전·주차·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카카오T’를 앞세워 시장을 선도한다.

카카오모빌리티 주요 지표 /자료=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는 다음카카오 시절 록앤롤의 ‘김기사’ 인수를 시작으로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고 리무진 스타트업 ‘이지식스코리아’에 투자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그간 이 분야에서 쌓아온 데이터와 노하우도 크다. 이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가 상장을 추진하면 기업가치가 7조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상장 추진 중인 카카오페이의 경우 10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는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새로운 산업과 시장을 만들고 다양한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면서 “카카오의 플랫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생태계를 만들며 성장해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