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이 50대 대표를 발탁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업황 부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젊은 피'를 수혈해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내년 1월1일자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고 12일 밝혔다. 김승환 그룹인사조직실장(전무·51)를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하는 게 골자다. 이와 함께 정혜진 아모레퍼시픽 프리미엄 브랜드 유닛장이 전무로 승진해 라네즈 브랜드 유닛장으로, 박영호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상무가 R&D유닛장(전무)으로 각각 승진했다.
전임과 14살차… 젊은 피 수혈한 이유는
김 신임 대표는 서경배 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를 맡는다. 기존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배동현 사장(65)은 4년 6개월의 임기 끝에 물러난다.
김 신임 대표는 전임인 배 사장과 14살 차이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50대 젊은 피를 수혈하는 파격 인사를 내보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한때 뷰티업계를 주름잡으며 'K뷰티 신화'라고 불렸으나 현재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을 시작으로 업계 1위 자리를 경쟁사인 LG생활건강에 내줬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조 2086억원, 영업이익은 6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3%, 49% 감소했다.
'전략통' 김승환, 그룹 재도약 이끈다
김 신임 대표는 2006년 아모레퍼시픽에 입사한 뒤 경영전략팀장, 아모레퍼시픽그룹 전략기획 디비전장, 그룹인사조직실장 등을 거쳤다. 2013년 전략기획 디비전장을 맡을 당시 해외법인 신규 설립과 중국 사업 확장 등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이와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글로벌 매출 고성장을 이뤄낸 바 있다.
2015년에는 그룹전략 유닛장을 맡으며 아모레퍼시픽그룹 국내외 법인과 계열사의 사업 전략도 총괄했다. 2017년부터는 아모레퍼시픽그룹 그룹인사조직실장 겸 아모레퍼시픽 인사조직 Unit장을 역임하며 인사 조직을 총괄했다. 해당 기간 동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그룹의 쇄신을 통한 조직 혁신 조치를 이어왔다는 평가다.
앞으로 김 대표는 지주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이끌며 국내외 법인과 계열사의 경영 체질 개선을 통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나갈 예정이다.
조직 개편 통한 핵심 역량 강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임원인사와 함께 각 조직의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기업 경영 전반의 체질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기존 마케팅 기능 위주의 브랜드 조직에 국내외 전 채널을 아우르는 영업 전략 기능을 통합했다. 브랜드를 구심점으로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긴밀한 협업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각 브랜드 특성에 맞는 독자적인 성장을 다지고 가속화해 나갈 수 있도록 브랜드별 차별화된 조직 구성과 운영 방식도 도입했다. 또 중장기적 관점의 성장 기반을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해 혁신상품 개발을 연구하고 구현하는 조직, 기술 혁신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하고 생산 경쟁력 향상을 추진하는 조직 등을 신설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직면한 오늘의 위기를 타개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