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장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후보자추천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11.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가 3차 회의에서도 대통령에게 추천할 후보자 2명을 압축하는 데 실패하면서 공수처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의 강 대 강 대치가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후보자 압축이 불발된 것은 물론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4차 회의 일정을 잡지 못한 채 활동을 사실상 종료하기로 하면서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국민의힘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공수처장 후보자 2명이 압축되지 않으면 공수처법을 개정해 공수처를 출범시키겠다고 예고했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까지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지 않으면 당연히 공수처법 개정 절차를 밟겠다"며 "오늘 추천하지 않으면 11월 내 인사청문회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공수처장 추천위 3차 회의 직후 논평에서 "검찰을 견제해 개혁하고 고위공직자 비리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인 공수처를 국민의힘 스스로 거부한 것이고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에 돌아갈 것"이라며 "법사위가 중심이 돼 대안을 신속히 추진하겠다. 법을 개정해 올해 안에 공수처를 반드시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에 나선다면 현재 백혜련·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개정안을 중심으로 개정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 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구성을 '여야 각 2명씩'에서 '국회 추천 4명'으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민주당은 야당이 비토권을 행사한다면 공수처법 개정안을 병합 심사해 12월 정기국회 종료 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도 세워놓았다.

만약 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을 밀어붙일 경우 의석수가 부족한 국민의힘은 사실상 개정안 처리를 막을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공수처장 후보자 압축이 불발되면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깡패짓"이라며 "무엇이 그렇게 감출 것이 많아 공수처를 그렇게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은 후보를 내놓고 검증도 안 한 채 지명하려고 한다"며 "저렇게 나서서 설치는 이유는 자신들의 비위를 수사할 검찰을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공수처장 후보추천위는 이날 4 차회의를 열지 않기로 결의하고 사실상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지만, 위원의 3분의 1 이상, 국회의장이 속개를 요구하면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

특히 박 의장은 공수처법 시행 이전 공수처법을 개정하는 것에 부정적이어서 박 의장의 중재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다시 가동될 수도 있다.

박 의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독일 순방 중에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야당 추천위원들이 (후보를) 반대하면 공수처장을 선임하지 못한다"며 "공수처 출범도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지만, 시행도 되지 않은 법을 다시 고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의장이 중재에 나서 공수처장 후보추천위가 재가동한다 해도 이미 여야 추천위원 간의 입장차가 확인된 만큼 후보추천위의 후보자 추천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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