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교섭대표노동조합이 회사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수노조를 차별했다면 위자료 배상책임을 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세종호텔 노동조합이 세종투자개발 주식회사 및 세종연합 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교섭대표노조인 세종연합노조는 회사와 2014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2014년 6월 소수노조인 세종호텔노조에게 회사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이를 사내 게시판에 공지했다. 이 공지내용에는 연봉제 확대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호텔노조는 2014년 7월 연합노조에 연봉제 자체의 폐지 및 모든 직급 직원에 대한 호봉제 전환 요구안을 제시했다.

연합노조는 연봉제를 4급직원까지 확대하되, 2015년 1월부터 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을 포함한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이 마련되자 임시대의원회를 개최해 이를 가결했다.

연합노조는 호텔노조에 잠정합의안 마련사실을 알리거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고, 임시대의원회에 호텔노조의 대의원이나 조합원을 참여시키지 않았다. 이어 2014년 8월 회사와 잠정합의안 내용대로 합의서를 작성하고 사내게시판에 공고문을 통해 합의서 내용을 공지했다.


호텔노조와 4급이하 직원 박모씨 등 3명은 회사를 상대로 호봉제에 기한 종전 임금과의 차액인 1400만~1900여만원의 임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또 연합노조를 상대로도 단결권 침해에 대한 위자료로 호텔노조에 500만원, 박씨 등에게 각 5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연봉제규정은 단체협약이 아닌 취업규칙이므로 연합노조가 원고들에게 설명, 협의의무를 설명하는 등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했다고 해도 연봉제 효력과는 무관하다"며 회사에 대한 청구를 기각했다.

또 "연합노조가 호텔노조 및 박씨 등에게 최종 교섭안에 대한 설명 및 협의절차, 교섭경과의 정보제공의무를 위반하는 등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임금에 대한 부분은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그러나 연합노조의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연합노조가 호텔노조에 잠정합의안 마련사실을 알리거나 이에 대하여 설명하고 그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은 것은, 교섭대표노조가 가지는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해 소수노조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함으로써 절차적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위반에 대한 연합노조의 고의 또는 과실도 인정된다"며 "연합노조의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는 호텔노조에 대한 불법행위가 되므로, 연합노조는 이에 대한 위자료 배상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심의 판단에는 공정대표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2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