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경찰의 물대포로 사망한 고(故) 백남기씨 유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세의 전 MBC 기자와 만화가 윤서인씨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 전 기자와 윤씨에게 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김 전 기자는 백씨가 숨지고 한 달쯤 후인 2016년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정한 딸이 있다. 아버지가 급성신부전으로 위독한 상황에서 의료진은 투석치료를 하지 못했다. 바로 가족들이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아버지를 안락사 시킨 셈"이라며 "더더욱 놀라운 사실은 위독한 아버지의 사망 시기가 정해진 상황에서 발리로 놀러 갔다는 점"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씨도 백씨의 딸이 비키니를 입고 휴양지에서 '아버지를 살려내라'고 페이스북에 글을 쓰는 내용의 만화를 보수단체 자유경제원 홈페이지에 올렸다.
당시 백씨의 딸은 휴양 목적이 아닌 시댁 형님의 친정을 방문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족들은 김 전 기자 등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검찰은 2017년 12월 이들을 불구속기소했다.
김 전 기자 등은 재판과정에서 "백씨의 딸은 공인이고, 피고인들이 적시한 사실은 백씨의 가족들의 행위에 관한 것으로 사회 여론 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한다"고 주장했다. 또 "백씨의 딸이 스스로 해외여행지인 발리로 놀러가서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했다"고 맞섰다.
그러나 1심은 "백씨의 딸은 직사살수 등 공권력의 과잉 시위진압 문제로 인해 공적 논쟁의 들어선 사람으로, 피고인들이 언급한 피해자의 사생활은 사회적 관심이 된 공적 논쟁과는 거리가 멀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또 "특정시기에 한정된 범위에서 관심을 끄는 이른바 '제한적 공적인물'에 대해 사생활을 언급하며 비판하는 것은 인격권을 침해해 결국 그 인물이 문제를 제기한 공적 논쟁을 위축하는 결과에 이를 뿐, 논쟁에 기여하는 바는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김 전 기자는 언론인으로서, 윤씨는 웹툰작가로서 언론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서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글과 만화를 게재해 가족을 잃은 피해자의 고통을 가중시켰다"며 각 7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검사와 피고인 양측이 모두 항소했으나 2심은 1심의 형량을 유지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명예훼손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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