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인수전에 KDB인베스트먼트, APC PE 등 4곳이 참여했다. 2016년 자율협약 이후 4년 여만의 구조조정 마무리가 다가오면서 한진중공업의 조선사업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 인수합병(M&A)컨설팅실과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오후 3시까지 본입찰을 실시했다.
본입찰에는 KDB인베스트먼트-케이스톤파트너스, APC PE, NH PE-오퍼스 PE-한국토지신탁, SM(삼라마이다스)그룹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 63.44%와 필리핀 금융기관이 소유 중인 보통주 20.01%다.
특히 이번 본입찰에서는 한국토지신탁과 NH PE-오퍼스 PE가 손을 잡아 눈길을 끈다. 두 곳은 지난달 마감한 예비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한국토지신탁은 부산 영도 조선소의 개발 가능성에 착안해 한진중공업의 인수를 타진해왔다. 하지만 자체 만으로는 인수전 참여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다른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태핑(수요조사)을 하다 NH PE-오퍼스 PE와 협력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업은행 M&A컨설팅실은 참가자들의 서류심사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실사 이후 매각대금 납입 과정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수 의향을 밝힌 원매자들은 대부분 부산 영도조선소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를 노리고 있다. 그동안 국책은행들은 조선업 생태계 유지와 지역경제 영향 등을 고려해 부동산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하지만 글로벌 발주가 크게 감소하며 조선업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지자 결국 부동산 가치가 중소조선사 매각작업의 핵심적 이슈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영도조선소 부지는 연 면적 26만㎡ 규모에 이르는 영도 도시재생사업의 핵심지역으로 부산항 북항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인수자가 조선소의 대체 부지를 찾아야 한진중공업은 조선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100여개사에 달하는 한진중공업 조선 부문 협력업체의 줄도산과 정규직과 협력업체 근로자 약 2000명이 실직 위기에 놓이게 된다. 대체 부지는 부산 밖에서 찾아야할 것으로 보인다. 영동조선소 인근에 위치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부산광역시가 조선소의 상업지 용도변경을 허가하면 사모펀드는 1조6000억원 이상의 개발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 내에는 조선소를 지을 부지가 없어 대체 부지는 다른 지역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은 지역경제의 충격을 고려해 최소 3년의 조선업 의무유지기간을 설정했다. 최소 3년간 원매자는 영도조선소에서 조선업을 영위하며 새 부지를 찾거나 조선업을 정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에 사모펀드가 한진중공업의 특수선사업부를 다른 조선소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STX조선해양의 한진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인수를 점치고 있다.
다른 조선소에 넘어가게 돼도 한진중공업 조선사업이 정상화하기까지는 돈과 시간이 투자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소 부지가 재개발되면 도크(선박 건조시설) 등 조선 구조물에 재투자해야 한다. STX조선해양의 경우 40만DWT(재화중량톤수) 규모의 도크를 갖고 있다. 통상 3만5000톤급 규모의 선박 4척을 건조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용량으로 따지면 최대 1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규모를 만들 수 있는 도크다. 한진중공업은 2, 3, 4도크를 갖고 있는데 2도크는 4~5000TEU, 3~4도크는 8100TEU급 선박을 만들 수 있는 규모다. 두 회사 모두 중형 탱크선·LPG선·컨테이너선 등을 주력하고 있다. 다만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은 중국의 규모의 경제에 밀려 수주가 미미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중형조선는 규모의 경제로 같은 선종을 저렴하게 내놓는 데다 20만톤급의 유조선 수주도 빠르게 하고 있다"며 "두 회사가 합쳐져도 도크 규모와 개수는 적어 조선 부활을 노리려면 투자를 지속해야 하는 것은 물론 금융권의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특수선사업부를 삼강엠앤티에 매각한 바 있어 한진중공업의 사업부를 다시 들이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특수선은 국가 보안 문제가 있어 굉장히 어렵고 까다로운 사업부"라며 "그만큼 합치는 데도 양사의 고민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