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고(故) 김용균씨의 2주기를 맞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 10일부터 시작한 4박5일 '오체투지 행진'이 14일 마무리됐다. 이들은 국회로 향하던 도중 경찰의 저지로 행진이 중단되자 차가운 바닥에서 5시간가량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14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에 따르면 이날 오전 마포역에서 출발한 오체투지 행진단은 낮 12시45분 경찰의 저지로 국회 인근인 서강대교 남단 부근에서 행진을 멈췄다.
오후 5시가 넘어서까지 차가운 도로 바닥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행진단은 날이 저물자 결국 도보로 국회 앞까지 이동, 오후 5시40분쯤 행진을 끝냈다.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이날 오전 9시 마포역을 출발해 마포대교, 서강대교 남단을 거쳐 오후 1시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으나 경찰의 저지로 기자회견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공동투쟁 관계자는 "경찰이 국회 인근 100m 이내 집회·시위를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근거로 행진을 막아섰다"며 "오늘(14일) 열지 못한 기자회견은 15일 오전 국회 앞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집시법 11조는 국회 인근 100m 이내 장소에서 옥외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국회의 활동을 방해할 우려가 없거나 대규모 집회·시위로 확산할 우려가 없을 경우는 예외로 한다.
공동투쟁 관계자는 "경찰이 막아선 지점은 국회에서 100m 이상은 떨어진 곳으로 보인다"며 경찰의 통제 조치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고(故) 김용균씨의 2주기를 맞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 10일 거리로 나섰다.
9명으로 꾸려진 행진단은 10일 구의역에서 오체투지를 시작해 전태일다리와 고용노동청, 서울역을 거쳤고 14일에는 마포역에서 국회 앞까지 행진할 계획을 세웠다.
경찰의 저지로 행진이 중단되자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에서 4일째 목숨을 건 단식을 하고 있는 고 김용균님의 어머니 김미숙님, 고 이한빛님의 아버지 이용관님을 만나러 가야 한다"며 행진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2018년 12월10일, 당시 24세였던 김용균씨는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늦은 시간 컨베이어벨트에 들어가 홀로 작업하다 기계에 끼여 숨졌다. 김씨는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김씨 사망 이후 '김용균법'이라는 이름으로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면 개정됐지만 위험의 외주화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소하기엔 미흡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산업현장에서 중대 재해에 대한 사업주와 경영진의 책임을 강화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이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한 해 2400여명이 일하다가 죽고 하루 7명이 밥 벌러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지 못한다. 일터에서 죽는 절대 다수는 비정규직"이라며 "산재사망의 책임이 있어도 기업은 평균 벌금 450만원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는 다른 법안과 상충된다거나 경영부담을 가중한다는 핑계를 대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비판하며 "이윤만 중시하는 기업에 제대로 책임을 묻고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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