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원로배우 윤정희(77)를 구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청와대 청원이 올라와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남편인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75) 측이 이에 대해 반박했다. 관련 이슈가 양산되면서 윤정희와 백건우의 그간의 이야기에도 재차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톱 배우와 피아니스트의 깜짝 결혼
윤정희는 1967년 영화 '청춘극장'로 데뷔해 문희 남정임과 함께 60년대 여배우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안개'(1967), '장군의 수염'(1968), '내시'(1968), '독짓는 늙은이'(1969), '첫경험'(1970), '일요일 밤과 월요일 아침'(1970) 등이 있으며, 평생 3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배우 활동 중이던 1971년 윤정희는 신상옥 감독과 영화 '효녀 심청'으로 독일 뮌헨문화올림픽에 참석했고, 오페라를 보러 갔다가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첫 만남을 가졌다. 이후 2년 뒤 윤정희는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고, 자장면을 먹으러 식당에 갔다가 운명적으로 백건우와 재회한다. 서로에게 끌린 두 사람은 교제를 시작했고, 1976년 파리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톱 배우와 피아니스트, 또한 연상연하 커플의 깜짝 결혼은 당시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 충분했다.
◇ 잉꼬부부의 사랑
윤정희 백건우 부부의 사랑은 깊었다. 결혼 후 언제나 함께 했기 때문이다. 피아니스트인 백건우는 1년에 절반이 넘는 기간 연주 투어를 다녔고, 윤정희는 그의 매니저이자 동반자로 이 일정에 항상 동행했다. 두 사람은 항상 같이 다녀서 한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덕분에 윤정희 백건우 부부의 애정은 많은 이들에도 널리 알려졌다.
윤정희는 영화 '시'(2010) 인터뷰에서 결혼을 '아름다운 조각'이라고 말하며 백건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부부싸움을 한 뒤에도 기간이 오래간 적은 없었다며 잉꼬부부다운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윤정희 백건우 부부는 소박하고 사랑 넘치는 결혼 생활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 윤정희 알츠하이머, 안타까운 투병
최근 몇 년 간 윤정희는 남편의 연주 투어에 동행하지 못했다.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고 증상이 심각해진 탓이었다. 지난 2019년 백건우는 아내의 투병 소식을 알리며 연주 투어를 혼자 다니는 중이라고 말했다.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증상은 10년 전 즈음에 시작됐으며, 백건우가 돌보며 생활을 함께 했다. 2019년부터는 같은 질문을 수없이 반복하거나, 딸을 알아보지 못하는 등 상태가 심해졌다. 윤정희는 늘 백건우의 공연 일정을 함께 소화했지만 생활하는 장소를 계속 바꾸면 상태가 더욱 안 좋아진다는 주변의 조언에 당시 프랑스 파리에 있는 딸의 집에서 함께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희는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2010년 영화 '시'(감독 이창동)에 출연해 알츠하이머 치매로 기억을 잃는 미자 역할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다. 그는 '시' 이후 연기 활동을 제대로 재개하지는 못 했지만, 알츠하이머 증세가 완화됐을 때는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 참석했다. 아름다운예술인상을 선정하는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로도 활동했으며, 2018년 11월에는 영화평론가상 시상식에 참석해 공로상을 받았다.
◇ 청원 "방치했다" vs 백건우 측 "거짓 주장"
2021년 2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외부와 단절된 채 하루하루 쓰러져가는 영화배우 ***를 구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지금 ***은 남편과 별거 상태로 배우자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파리 외곽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홀로 외로이 알츠하이머와 당뇨와 투병 중에 있다"며 백건우와 딸이 윤정희를 방치해 그가 감옥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논란이 커지자 윤정희 남편 백건우 측은 7일 공식입장을 내고 "해당 내용은 거짓이자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게시글의 내용과 다르게 (윤정희는) 주기적인 의사의 왕진 및 치료와 함께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요양병원보다 가족과 가까이서 친밀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인 딸 백진희의 아파트 바로 옆집에서 백건우 가족과 법원에서 지정한 간병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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