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오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0시40분께 백 전 장관에 대한 대전지검 형사5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오 부장판사는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피의자의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 부족하고 범죄혐의에 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피의자에게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백 전 장관이 직권을 남용해 산업부 관계자들에게 부정한 행위를 강요했다는 점이 제대로 소명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오 부장판사는 이어 "주요 참고인이 구속되고 관계자들의 진술이 확보된 상태로 피의자에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월성 원전 1호기 관련 서류를 삭제한 혐의 등을 받는 산업부 전 공무원 3명은 이미 기소돼 3월 첫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백 전 장관은 구속위기를 모면하게 됐다. 앞서 백 전 장관은 전날인 8일 오후 2시30분 대전지법 301호 법정에 출석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심사는 6시간20분의 공방 끝에 오후 8시50분께 종료됐다.
백 전 장관은 2018년 감사원 감사 중 산업부 공무원 3명에게 원전 관련 문건 530건을 삭제하도록 직접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백 전 장관 지시에 따라 산업부 공무원들은 회계법인에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수치를 낮추도록 요구했고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이를 근거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및 가동 중단을 의결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달 25일 백 전 장관을 소환조사 한 뒤 이달 4일 직권남용과 업무배임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하지만 백 전 장관은 영장심사를 위해 법정 출석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나 "월성1호기 조기 폐쇄는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 국정과제였다"며 "원칙에 근거해 적법한 절차로 업무를 처리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백 전 장관은 영장심사를 받는 자리에서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