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을 하면서 옛 충남도청사 부지 내에 있는 우체국 건물 등을 리모델링했다. 우체국 건물은 1966년에 지어진 건물이다. /사진=독자제공
대전시가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을 진행하던 중 옛 충남도청 부지의 향나무 120여 그루를 제거하고 불법 리모델링을 했다가 검찰에 고발당했다. 여기에 사업부서 담당과장이 입주예정 기관과 깊은 관계가 있어 유착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전시당위원장은 허태정 대전시장과 당시 담당 국과장 등을 직무유기와 공용물건손상죄, 건축법위반죄로 대전지검에 고발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전시 시민공동체국 지역공동체과는 지난해 국비와 지방비 등 총 123억 원을 들여 옛 충남도청에 '시민소통협력공간'을 조성하면서 충남도와의 협의 없이 무단으로 향나무 172그루 가운데 128그루를 제거하고 44그루를 다른 곳으로 옮겨 심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증‧개축공사를 하면서 청사 건물의 일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내부 기둥을 깎아내거나 내부구조물 등을 철거했다. 대수선 행위를 하면서도 허가절차를 지키지 않고 처리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부분에 건축법위반 혐의가 있다고 봤다.

장동혁 위원장은 "옛 충청남도 청사 중 본관건물은 1932년에 건축됐고, 등록문화재 제18호로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큰 건물이다. 또한 청사 내 있던 향나무들 또한 도청과 역사를 같이해 온 귀한 자산"이라면서 "옛 충남도청 청사를 허가나 신고도 없이 증‧개축하고, 그 과정에서 향나무 172그루를 무단으로 훼손한 행위는 중대한 범죄행위이자 대전시민들의 자긍심마저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발인들의 위와 같은 범죄행위는 단순한 행정착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법을 무시하고 그냥 밀어붙이면 된다는 발상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는 우체국 건물 기둥. 이 자리에는 나무로 된 문틀 등이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둥 자체도 심각하게 파손됐다. /사진=독자제공

대전시 담당과장 무리수 왜?

22일 머니S 취재를 종합하면, 사업부서인 시민공동체국 지역공동체과장이 무리수를 둔 부분에 수탁업체와 깊은 연관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면 '소통협력공간 조성사업'의 수탁기관인 '대전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이하 사자센터)'가 입주할 예정이었다. 이 사자센터는 '(사)풀뿌리사람들'이 운영하는 기관이다.
담당부서의 강영희 과장은 지난 2019년 3월 개방형 공무원으로 대전시에 임용되기 전까지 대전시사회적자본지원센터의 센터장으로 일했었다. 또 이 기관을 운영하는 '풀뿌리사람들'의 기획이사였다. 특히, 시민단체의 거점이라고 할 수 있는 '풀뿌리사람들'의 이사 직함으로 지난 2018년에는 허태정 시장의 민선7기 대전시장직 인수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우체국의 서까래가 있던 자리에 철골구조물을 설치해놨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단순 리모델링을 넘은 구조변경 사안으로 판단했다. /사진=독자제공
더불어민주당 정국교 전 의원은 "'시민' 은 없고 '단체' 만 있는 무리들이 정치에 기생해 시민의 고혈을 빨고 정치는 기생충들의 숙주가 됐다"며 "시민단체 출신인사들을 대전시 고위직에 줄줄이 임명할 때 부당함을 지적했는데 기어코 사달이 났다. 시민은 안중에 없는 악어와 악어새의 끈적끈적한 로맨스가 목불인견"이라고 했다.
정 전 의원은 2019년 해당인사 당시에도 "시민의 이익을 위해서 일할 사람이 아닌 시민단체의 이익을 위해서 일할 사람을 앉혔느냐"고 허태정 시장을 향해 지적한 바 있다.


대전시 강영희 지역공동체과장은 지난 18일 "이번 기회를 통해서 행정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됐다. 앞으로 훨씬 더 철저하게 행정적 마인드로 접근해야겠구나 하는 반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