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펀드 로비명목으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의 4차 공판에서 윤 전 고검장이 '라임 TOP2 밸런스펀드 재판매 요청서'를 작년 말 구속 직전 수정한 사실을 놓고 검찰과 변호인 측이 증거인멸 공방을 벌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상주) 심리로 열린 6일 재판은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의 김영홍 회장에게서 받은 2억2000만원이 라임펀드 재판매를 위한 청탁비용이라고 주장하는 검찰과 변호사로서 받은 자문료라고 주장하는 변호인 간 치열한 공방으로 전개됐다.
윤 전 고검장은 2019년 7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메트로폴리탄의 김영홍 회장에게서 '우리은행장을 만나 라임펀드가 재판매되도록 요청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2억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지난해 12월 구속됐다.
검찰은 우선 "윤 전 고검장이 2019년 7월18일과 31일 손태승 우리은행장(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만나기 직전 작성한 '라임펀드 재판매 요청서'를 구속 직전인 2020년 11월 '라임펀드 법적 문제점 검토'라고 수정했다"면서 "증거를 인멸하려 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라임 측에서 요청할 때 문서 제목을 이렇게 뽑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만시지탄'의 감정에서 작성한 것"이라며 "검찰 측 주장대로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하려 했으면 제목만 고치지 않고 문서를 완전히 삭제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전 고검장이 라임펀드 재판매 요청서 문건 2개 외에 메트로폴리탄과 법률 자문을 수행한 적이 없다는 점을 놓고도 공방이 펼쳐졌다.
검찰은 2억2000만원이 자문료가 아니었다는 근거로 "압수수색 당시 윤 전 고검장의 사무실에서 2건 외에 메트로폴리탄 관련 문서가 발견되지 않았고, 메트로폴리탄의 실무담당자들도 윤 전 고검장이 대표 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은 적 없다고 진술했다"는 점을 들었다.
반면 변호인은 "검찰이 법률자문 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이종필 전 부사장과 메트로폴리탄 직원들의 진술에 의존해 법률 자문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실제 어떤 자문을 받았는지는 김영홍 회장만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영홍 회장은 현재 인터폴 적색 수배 중이다.
라임펀드 재판매 요청서 문건을 만든 시점(2019년 7월)과 자문계약서를 체결한 시점(11월)이 차이가 나는 데 대해서는 "8월 이후 제21대 총선 준비로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 절차상 늦어진 것일 뿐 사후에 작성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종필 전 부사장 진술의 증거능력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검찰이 이종필 전 부사장의 진술을 토대로 윤 전 고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지난 공판에서 이종필 전 부사장이 핵심 진술을 번복한 만큼 공소사실에 대한 입증 책임이 검찰에 있다는 게 변호인 측 주장이다.
변호인은 또한 "'윤 전 고검장이 손태승 행장과 만나 펀드 재판매를 요청해 보겠다'는 이종필 전 부사장의 진술도 본인이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김영홍 회장 등을 통해 들은 재전문진술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재전문진술은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재판부도 변호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재전문진술 부분은 증거능력이 없으므로 의견을 내면 심문관이 가리고 법원에서도 보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전 고검장의 결심 공판은 오는 16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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