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동료 교도관들에게 특정후보를 뽑아달라는 카카오톡 개인메시지를 보낸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만, 감찰 중 휴대폰 임의제출을 거부한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재차 나왔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배준현 송영승 이은혜)는 교도관 A씨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정직처분취소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8년 6월13일 오전 7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일날 A씨는 B씨를 비롯한 동료 직원 5명에게 "내일 교육감 선거 누규? (후보로 나온) C씨는 교육정책에 큰 공헌을 하신분" "(후보로 나온) D씨는 자기 생각하고 다르다고 탄압하고, 그 추운날 촛불시위에도 단 한 명의 수석도 새로 충원시키지 않았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개별적으로 발송했다.
이튿 날 A씨는 B씨 등에게 이 사건 메시지를 삭제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해 12월 법무부 감찰관실에 A씨의 비위행위에 대한 제보가 들어왔고, 법무부 감찰관실은 A씨에 대한 감찰조사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B씨 등을 불러 면담을 하는 한편, A씨에게 휴대전화 임의제출을 요구했으나 A씨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 등에게 신문기사를 보여주며 "청와대 행정관들이 휴대전화를 압수당했을 때 사생활이 다 털렸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무부 감찰관실은 "A씨는 이 사건 감찰조사를 방해하려고 시도하는 등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며 "A씨는 특정한 후보에게 투표를 해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발송했다"며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2019년 9월 중앙징계위원회는 A씨에게 정치운동 금지의 위반(제1 징계사유), 품위유지 의무 위반(제2 징계사유)을 사유로 강등의 징계처분을 했다.
이에 A씨는 "징계양정이 과중하다"며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다. 같은 해 11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는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징계양정을 정직 3개월로 감경했다.
그러나 이에 불복한 A씨는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과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은 "B씨 등에게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하지 말라'고 말한 적이 없다"며 "교정행정과 관련한 다수의 논문을 작성해 교정발전에 기여한 점, 법무부장관 표창을 다수 받았음에도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을 일탈 및 남용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먼저 1심은 B씨 등이 모두 선거권을 가지고 있던 점, 술에 덜 깬 채 이른 오전 한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A씨의 행동이 상당히 의도적이고 신중해 보이는 점을 근거로 제 1징계사유가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국가공무원법 중 '선거에서 특정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투표를 하도록 권유하는 운동'을 금지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각 징역형으로만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한 것은 지난 역사를 통해 경험한 관권선거의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중한 처벌을 요구하는 입법자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며 "각 법률을 위반한 A씨의 행위는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무부 감찰규정에 의하면 감찰 대상자는 '증거물 및 자료제출' 절차에 협조해야 하며, 만일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할 경우 이를 감찰방해로 보게된다"며 "위 같은 규정이 있다고 할지라도, 감찰대상자의 휴대전화 임의제출 거부가 곧바로 위법하다고 평가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휴대전화에는 다량의 개인정보가 저장되어 있고 유출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감찰대상자는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출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A씨가 설령 신문기사를 제시하면서 후배들에게 '휴대전화를 제출하지 말아라'는 취지의 말을 했더라도, 이는 감찰에 불응할 것을 요구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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