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의견표명은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이 영·유아제품 생산·유통업체 8곳을 상대로 제기한 진정과 관련해 나왔다. 이에 인권위는 진정 자체는 각하하면서 성별에 따른 색깔 구분은 벗어나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인권위는 "성별에 따른 색깔 구분은 소비자의 물건 구매를 제한하는 등 차별 행위가 아니다"라며 진정을 기각했다. 다만 아이들에게 성역할 고정관념을 학습하게 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성별로 색깔을 구분하는 방식은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해당 시민단체는 "분홍색은 여아용, 파란색은 남아용으로 성별을 구분하는 행위는 성차별적 인식을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아동용 완구 포장 문구를 개선해달라"는 의견도 전했다.
인권위는 "색깔에 기반한 영·유아 상품 성별 구분은 단순한 구분에 머무르지 않고 성역할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효과를 발생시킨다"며 "성별에 따라 색깔을 구분하는 방식을 탈피해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사람 자체로 접근하는 성중립적인 방향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꿉놀이 등은 여성성을 상징하는 분홍색 계열로, 공구세트 등은 남성성을 상징하는 파란색 계열로 제작되는 점을 지적하며 "아이들은 색깔의 사회적 이미지에 따라 여성은 연약하고 소극적이고 남성은 강인하고 진취적이라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학습한다"고 주장했다.
정치하는엄마들이 인권위에 진정한 사례는 ▲더블하트(유한킴벌리)의 젖꼭지 ▲오가닉맘(중동텍스타일)의 영·유아복 ▲BYC의 유아동 속옷 ▲메디안(아모레퍼시픽)의 치약·칫솔 ▲모나미의 연필·크레파스 등 문구류 ▲모닝글로리의 스케치북 ▲영아트의 초등노트 ▲영실업의 '콩순이 팝콘 가게' 등 완구류다.
해당 기업들은 판매·유통상 편의를 위해 상품에 성별을 표기했고 이는 색깔에 따라 성별을 구분하는 관행에 익숙한 소비자 선호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영·유아 상품에서 성별 표기 및 성차별적 문구를 삭제하거나 계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