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이 OS도 맡는 노트북 ‘크롬북’
구글이 2011년 처음 선보인 크롬북은 현재 전 세계 웹브라우저 시장의 65%가량을 장악한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이 운영체제(OS)를 겸하는 형태의 노트북(랩톱)이다. 리눅스 기반으로 크롬 브라우저를 활용해 개발한 ‘크롬OS’로 구동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기반 PC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애플 맥OS 제품군과도 구분된다.크롬북은 OS에서 비롯되는 특징으로 시스템이 가볍고 빠르며 웹 친화적인 성격을 띤다. 기본적으로 대부분 작업을 인터넷 연결을 통해 구글 클라우드에서 수행하도록 돼 있다. 하드디스크 등 별도 저장공간이 거의 없고 따로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할 일도 드물다. 크롬 웹스토어로 필요한 기능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배터리도 오래가는 편이다.
처음부터 보급형 PC로 자리잡은 만큼 기기 가격도 대개 30만~70만원대에서 형성된다. 윈도 PC와 달리 OS나 오피스 프로그램 등 SW 라이선스 비용이 요구되지 않는다는 점도 한몫한다.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그동안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특히 교육부문에서 점점 세를 넓혀왔다. 가성비 좋고 관리하기 편하면서 보안 위험도 비교적 낮다는 점에서 최근에는 산업계에서도 윈도 PC를 크롬북으로 바꾸는 곳이 늘고 있다.
10년 만에 대세로… 맥을 뛰어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전 세계 노트북 출하량은 총 6820만대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이미 높았던 지난해 연간 성장률(32%)마저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반도체 수급난 등 공급망 문제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펜트업 현상이 시장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중 크롬북 수요는 폭발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에 따르면 크롬북 분기별 전 세계 출하량은 지난해 1분기 280만대 규모였다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2분기에 730만대 규모로 급증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모두 1300만대 규모를 넘어설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 늘어나는 원격학습 수요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경우 올해 1분기 전 세계 크롬북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275% 상승한 1198만대 규모로 집계했다. 이 조사에서 주요 제조사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삼성전자다. 지난해 1분기에 1.6% 불과했던 점유율을 한 해 만에 10.0%까지 끌어올렸다. HP(36.4%)와 레노버(25.9%) 및 에이서(11.9%)에 이어 크롬북 분야 글로벌 4위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233.0% 성장한 결과다.
2014년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PC 시장에서 구글 크롬OS가 애플 맥OS를 넘어 MS 윈도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OS가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당시 가트너가 예상했던 역전 시점은 2016년이었지만 결국 2020년에 현실이 됐다. SA 조사에서 지난해 전 세계 노트북 시장 OS별 점유율은 ▲윈도(75%) ▲크롬OS(15%) ▲맥OS(9%) 순으로 나타났다.
국내 크롬북 시장 드디어 꽃 피나
미국에서는 코로나 이전인 2018년에도 크롬북의 초·중·고 교육 시장 점유율이 60%에 육박하는 상태였다. 반면 한국에선 국제학교 등 일부 사용 사례 외에는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았다.삼성전자는 해외 위주로 크롬북 사업을 진행했고 LG전자는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국산 업체 중 시중에 크롬북을 선보인 곳은 스타트업 포인투랩 정도다. 에이서(Acer)와 에이수스(ASUS) 등 대만업체를 중심으로 외산 브랜드가 국내 시장을 주도해왔다.
최근 디지털 교육 시장에서 크롬북이 약진을 거두면서 국내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조달청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따르면 올해 올라온 크롬북 관련 공고는 지난 4월까지 총 39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된 7건에 비하면 5.5배가 넘는다.
이에 삼성전자는 CES 2021서 호평받은 ‘갤럭시 크롬북2’를 북미 출시와 함께 국내 교육 시장에도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서 1분기 가장 많은 크롬북 판매량을 기록한 곳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와 에이서 둘뿐이던 크롬북 조달 등록 업체에 이 분야 글로벌 1위 HP가 올해 초 추가됐으며 글로벌 노트북 1위인 레노버도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노트북 시장을 양분하는 LG전자도 크롬북 개발을 마치고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권상준 한국IDC 이사는 “크롬북은 기존 노트북의 절반 수준 가격에 클라우드 기반 간편한 사용성을 제공함으로써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원격학습 수요에 맞춰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키보드를 갖췄고 스타일러스 펜을 지원한다는 점도 교육 분야에서 선호하는 이유 같다. 프리미엄 노트북 제품군과 함께 최근 컨버터블 투인원(2-in-1) 노트북의 성장세를 이끄는 한 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1분기 국내 크롬북 시장은 3만대에 조금 못 미치는 규모로 보인다”면서 “교육부문은 앞으로 OS 다변화가 예상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교과서’ 사업에 이어 최근 발표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의 크롬북 도입 수요도 국내 시장 성장세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롬북 대항마 뜨나… ‘웨일북’ 하반기 출격 대기
크롬북은 구글의 전략 제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가성비 좋은 크롬북을 통해 구글의 각종 서비스에 익숙한 구글 클라우드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 대항마로 유사한 성격을 지닌 제품이 나온다. 바로 네이버 ‘웨일북’이다. 크롬북이 글로벌 및 국내 1위 웹브라우저인 구글 크롬 기반인 것처럼 웨일북은 최근 ‘3년 내 국내 1위’를 목표로 내건 네이버 웹브라우저 ‘웨일’ 기반으로 제작된다. 네이버는 LG전자·루컴즈시스템과 각각 업무협약을 맺은 뒤 오는 9월 양산을 목표로 기기 개발에 나섰다.
웨일북은 ‘웨일OS’로 구동하는 클라우드 기반의 개인용 노트북형 컴퓨터다. 네이버 계정이나 ‘웨일스페이스’를 통한 서비스 환경을 지원한다. ‘웨일스페이스’는 다양한 웹 기반 서비스를 웨일 브라우저에서 제공해 사용자가 웨일 계정 하나로 각종 서비스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그동안 저가형 넷북이나 태블릿 제품군과 경쟁해온 크롬북에게 사실상 첫 라이벌이 나타나는 셈이다. 주요 공략 대상은 물론 비대면 교육 시장이다.
김주형 네이버 웨일 리더는 “네이버의 기술이 심화되는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안정적인 교육환경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참여자의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미래형 디지털 교육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교육에 최적화된 디바이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을 학교와 교사가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고 학생의 디바이스 환경도 필요할 때 제어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고 설명했다.
‘웨일스페이스’ 플랫폼은 교사가 수업 목적에 맞춰 학생들이 활용할 프로그램이나 인터페이스 등을 미리 일괄 설정하면 학생들이 별도 설치·설정 없이 동일한 수업 환경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본 탑재된 ‘웨일온’을 활용하면 최대 500명까지 원격수업과 화상회의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웨일북은 교육기관 단위로 플랫폼 계정을 지원함으로써 서비스를 기관마다 맞춤형으로 탑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커스터마이징 요구가 높은 국내 교육현장에 발맞추는 기술지원으로 국산업체로서 강점을 갖는 요소다. 네이버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바’를 활용한 각종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김 리더는 “인프라 부족 상태에서 온라인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교육현장, 특히 이미 ‘웨일스페이스’를 사용하는 곳에 우선 적용하면서 유용성을 확인한 뒤 일반 소비자 대상 상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는 디바이스 자체보다는 ‘웨일스페이스’ 플랫폼 및 파트너 서비스와 함께 통합 패키지 형태로 진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웨일팀은 ‘웨일스페이스’ 플랫폼 내 브라우저를 시작으로 OS와 디바이스까지 개발하며 사용자 요구사항을 전방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웨일북만 있으면 환경과 지역에 상관없이 최고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다양한 교육 서비스 회사와 협력해 한국을 대표하는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리더는 “인프라 부족 상태에서 온라인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국내 교육현장, 특히 이미 ‘웨일스페이스’를 사용하는 곳에 우선 적용하면서 유용성을 확인한 뒤 일반 소비자 대상 상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확대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시장에는 디바이스 자체보다는 ‘웨일스페이스’ 플랫폼 및 파트너 서비스와 함께 통합 패키지 형태로 진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웨일팀은 ‘웨일스페이스’ 플랫폼 내 브라우저를 시작으로 OS와 디바이스까지 개발하며 사용자 요구사항을 전방위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했다. 웨일북만 있으면 환경과 지역에 상관없이 최고의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다양한 교육 서비스 회사와 협력해 한국을 대표하는 교육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