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 앞 사거리에서 4중 추돌사고를 낸 40대 화물기사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 4월 6일 제주대학교 입구 사거리에서 발생한 4중 추돌사고 현장. /사진=뉴스1
제주대학교 앞 사거리에서 4중 추돌사고로 사상자 62명을 낸 40대 화물기사와 화물업체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제주지방법원 형사1단독(심병직 부장판사)은 8일 오후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41)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B화물업체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6일 자신의 화물차에 적재중량(5800㎏)보다 2500㎏ 많은 총 8300㎏의 짐을 실었다. A씨의 과적 행위는 검찰 보강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A씨는 과적 상태임에도 경사도가 높은 516로를 주행 경로를 선택해 운전했다. 사고 발생 지점 100m 전 지점에서는 브레이크 경고등이 켜진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채 30초 만에 다시 주행했다.

A씨는 결국 이날 오후 6시쯤 제주대학교 앞 사거리에서 1톤 트럭과 승용차, 시내 버스를 잇달아 들이받는 4중 추돌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5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1억원이 넘는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피해 회복은 현재까지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A씨가 소속된 B화물업체는 그동안 화물기사 등을 상대로 안전교육을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피고인석에 함께 선 A씨와 B화물업체 대표 C씨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검찰이 제출한 증거에도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판사의 물음에 자신을 3년차 화물기사라고 밝힌 A씨는 “제주에서 운전을 하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도로 사정을 잘 몰랐다”며 “평지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제 생각이 짧았다”고 반성했다.

판사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은 한 피해자 유족은 방청석에서 “사고가 난 지 64일이나 지났는데 책임지는 사람도, 사과하는 사람도 없다”며 “우리는 누구에게 하소연해야 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B화물업체 대표이사는 재판이 끝난 후 사고 발생 64일째인 이날 처음으로 피해자 유족들에게 허리 숙여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