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대화의 희열 3'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이지현 기자 = 가수 양희은이 제작자 '킹박'과의 끈질긴 인연을 공개했다.
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대화의 희열 3'에서는 양희은이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과거 유명했던 제작사 킹레코드사의 박사장, 일명 '킹박'을 언급했다.

킹박은 양희은을 발굴해 세상에 알린 인물이라고. 양희은은 "당대 최고 가수들의 음반을 제작했다. 이름은 박성배였는데 킹박이라고 불렸다. 불도그 같은 외모에 무식하지만 촉이 정말 좋았다. 옛날 개그에서나 볼 법한 말실수를 매번 하던 사람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첫 만남을 떠올렸다. 킹박이 양희은을 먼저 찾아왔다고. 양희은은 "'아침 이슬' 때 라디오 PD들이 주선해서 만나게 됐다.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너도 김추자 같은 가수가 될 수 있다' 하더라"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양희은은 그를 만나면서 신부님에게 빌렸던 돈 250만 원을 먼저 갚을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돈 한푼 받지 못하고 노래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MC 유희열은 깜짝 놀라며 "앨범이 다 잘되지 않았냐. 250만 원은 충분히 넘고도 남을 수익이었다"라고 말했다. 양희은 역시 이를 알고 있었고 참다가 결국 싸우고 따졌다고 했다. 하지만 킹박은 "곧 큰돈 들어오니까 주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고. 유희열은 "갑자기 레코드사를 닫지 않았냐. 모든 재산 처분하고 미국으로 도망갔다고 들었다"라고 했다.

양희은은 "몇 년 뒤 뉴욕에서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다. 또 나한테 콘서트 하면 돈 주겠다고 하더라. 당신 같은 인간 보고 싶지 않으니까 꺼지라고 했었다"라고 회상했다. 킹박은 암수술로 3개월 시한부를 선고받은 양희은을 다시 이용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양희은은 "내가 태어나서 한 일이라고는 당신 배 둘레 두껍게 해준 것밖에 없다, 근데 내 암 투병 이용해 장사를 한다고?"라며 분노했다.


하지만 둘은 또 만났다고 전해졌다. 양희은은 "그러니까 새 노래를 내라고 하더라. 김희갑 선생 곡을 한번 불러보라고 해서 '하얀 목련'을 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사람 하나랑 시작해서 그 사람이랑 제작을 끝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사실 가수의 권리가 전혀 보장받지 못했다. 제작자들은 당시 다 도둑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인연은 계속됐다고. 양희은은 결혼 후 미국에서 지내다 킹박의 병간호까지 맡았다고 했다. 갑자기 자신에게 연락이 왔고, 뉴욕 길거리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진 킹박이 아무런 연고가 없어 결국 돕게 됐다는 것. 양희은은 "난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자기는 태어나서 나처럼 돈 많이 준 사람이 없다고 하는 거다. 허언증인가 싶더라. 근데 어쨌든 내 인생에 도움이 아예 안됐다고 할 수는 없지, 내 음반을 내줬으니까"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이를 듣던 MC들은 킹박에 대해 "캐릭터가 진짜 특이하다.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 같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자 양희은은 "굉장히 귀여워, 불도그처럼 생겼는데 캐릭터가 귀엽다니까. 미워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대체 병간호까지 왜 해줬냐, 왜 관대하게 그랬냐"라는 물음에는 "킹박에게 애정도 없지만 사실 밉지도 않다. 그냥 도둑놈이야, 귀여운 도둑"이라고 쿨하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양희은은 킹박의 말년이 비참했다고 전했다. "LA에 있는 걸인들의 숙소에서 죽었다. 아내는 그전에 이미 떠났고, 아들도 떠나고 딸에게 연락이 왔다.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거다. 내 SNS를 타고 들어왔더라"라고 밝혔다. 딸이 아버지를 용서해 줄 수 있냐고, 대신 용서를 빌었다고. 양희은은 "그래서 그 딸이 한국 들어오기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연락이 없었다. 이미 장례를 치렀더라. 왜 그랬냐고 했더니 아버지가 그렇게까지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인지 몰랐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다시 한번 용서를 구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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