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JCC)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에페 남자 개인전 준결승에서 박상영이 관중석을 향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8.8.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박상영(26·울산광역시청)의 펜싱 인생은 5년 전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180도 바뀌었다.
박상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펜싱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제자 임레(헝가리)에게 9-13으로 뒤지고 있을 때 '할 수 있다'를 되뇌였다. 그리고 10-14에서 거짓말처럼 5연속 득점에 성공, 15-14 대역전극을 만들어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적같은 명승부를 연출해 낸 박상영이 경기 도중 외친 '할 수 있다'는 마치 행운을 가져다주는 주문처럼 국민에게 큰 용기와 희망을 선물했다.


박상영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라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메달리스트의 희열을 만끽했다.

하지만 박상영 앞에 꽃길만 펼쳐진 건 아니었다. 2017년부터 지독한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64강 탈락 수모를 겪은 박상영은 이후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2017-18시즌 국가대표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세계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지 불과 1년 만에 찾아온 극심한 슬럼프는 박상영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4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 펜싱 에뻬 남자일반부 개인 예선 경기에서 울산 박상영이 코치진과 대화를 하고 있다. 2019.10.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하지만 박상영은 다시 한 번 '할 수 있다' 정신으로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2017-18 국제펜싱연맹 월드컵에서 개인전 우승을 차지하며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쏜 박상영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그랑프리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본 궤도를 되찾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고 은메달(남자 개인전)과 동메달(단체전)을 땄지만, 2019 파리 월드컵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하이덴하임 월드컵 개인전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순조롭게 올림픽 2연패를 준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훈련 시설과 파트너를 구하기 쉽지 않았지만 박상영은 우직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는 "영상을 보면서 비대면 훈련을 실시했고 훈련 방향을 잡았다"며 "힘든 상황이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헤쳐왔다"고 말했다.

한국 남자 펜싱 대표팀의 막내이자 세계 랭킹 21위의 박상영(21·한국체대)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게저 임레(헝가리)를 15-14로 꺾고 금메달을 확정짓자 포효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박상영은 세계 랭킹 8위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박상영을 우승 후보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하지만 5년 전 올림픽에서도 세간의 시선을 뒤집고 금메달을 딴 박상영이다. '할 수 있다' 열풍을 재현할 자신감으로 충만하다.

박상영은 "부담을 가지면 내가 가진 기량이 잘 안 나올 수 있다. 지키는 승자보다 도전자가 편하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도전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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