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르는 군내 성범죄 문제로 군이 '성폭력 문화'를 척결하겠다고 다짐했지만 6일 육군 준장이 성추행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일각에서는 군내 '자정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국방부건물 앞에 태극기와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깃발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 /사진=뉴스1
군내 성범죄 문제가 계속해서 수면 위로 떠올라 일각에서는 군의 자정 능력이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6일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조사본부는 최근 육군 A준장을 성추행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다. 군은 피해 여성의 신고에 따라 피·가해자를 즉각 분리하는 차원에서 A준장을 긴급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준장은 부하 직원들과 회식 후 노래방 모임에서 피해자를 강제추행했다. A준장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지만 조사본부에선 A준장의 성추행 당시 상황이 촬영된 폐쇄회로(CC) TV 영상을 확보해 구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최근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 등을 계기로 군 당국은 엄중한 분위기인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시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하자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군 수뇌부에 해당하는 장성급 인사가 가해자로 지목돼 논란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군이 최근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이를 이끌어야할 지휘관이 오히려 성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게다가 군은 성폭력 문화를 척결하겠다고 다짐하면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인 회식 금지 조치조차 시행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군을 믿어달라며 공군 여중사 사망사건 관련 사태 수습에 앞장섰던 서욱 국방부 장관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서 장관은 지난 6월8일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께서 우리 군의 자정 의지와 능력을 믿어주신 만큼 국민의 요구와 눈높이에 맞춰 정의와 인권 위에 '병영문화'를 재구축하는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군내 성범죄 척결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 장관이 믿어달라던 군의 자정 능력에 대한 국민 신뢰도는 더욱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 장관은 군 수사당국이 이번 사건을 보고 받은 후 크게 화를 내며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일각에서는 ‘군내 성인지 감수성이 매우 낮은 상황 속에서 성범죄 문제 해결을 더 이상 군에 맡겨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군이 내세운 '자정 능력'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의미다.

국방부는 2018년 해군 준장의 성폭행 시도와 육군 준장의 성추행 혐의 등 군 현역 장성들이 연루된 성 추문이 잇따르자 군 내에 양성평등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후 군은 제도를 개선하고 현장 분위기를 바꾸기위해 노력했으나 결과적으로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