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권력형 성폭력 폭로 '스쿨미투'의 시작이었던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교사가 15일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2월19일 서울 도봉구 북부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용화여고 스쿨미투 1심 선고 기자회견. /사진=뉴스1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학생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교사가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실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사건은 학교 내 권력형 성폭력 폭로인 '스쿨미투'의 시작점으로 잘 알려졌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이재희 이용호 최다은)는 15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57)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1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어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복지시설 각 5년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서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를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사건이 일어난 지) 7년 가까이 지난 점을 고려할 때 피해를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학생들 질문에 답하며 아무 이유없이 특정 신체 부위를 손으로 치는 것은 기습적 강제추행"이라며 "피고인의 행위는 스승과 제자 사이 자연스러운 행동이라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나이 어린 피해자들은 불쾌감을 느끼면서도 선생인 피고인의 지위를 고려해 자기들이 예민하게 구는 게 아닌지 고민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피고인과 졸업사진을 찍는 등 정상적 사제지간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피해자들이 성적수치심을 안 느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검찰과 피고인은 공히 재판부는 양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양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며 1심과 같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3월부터 1년 동안 교실과 생활지도부실에서 제자들의 신체를 만지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2월 1심에서 그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해당 사건은 용화여고 졸업생들이 지난 2018년 3월 '용화여고 성폭력 뿌리뽑기 위원회'를 구성해 교사들의 성폭력 의혹을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서 널리 퍼졌다. 서울북부지검은 지난 2018년 4월 A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 같은 해 12월 검찰시민위원회를 거친 후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하지만 이듬해 1월 재수사 촉구 민원이 접수됐고 검찰은 진정서 접수 후 기록을 재검토한 후 보완수사를 거쳐 A씨를 불구속기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