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대학이 애초 공지된 계획대로 수업을 진행하지 않은 교수를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학생들의 요청과 교수의 건강상태 때문에 예정대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은 측면이 있는데 학생들의 수업권이 침해됐다는 이유만으로 가장 수위가 높은 해임이라는 징계를 내리는 것은 과하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한원교)는 최근 경북의 A 대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B학원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소청위)를 상대로 "C교수에 대한 해임처분을 취소한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대학은 C교수의 2019년 1학기 수업 운영에 관한 민원을 접수받고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 C교수가 주 2회 수업을 주1회로 통합해 운영했고, 기말고사를 임의로 앞당겨 실시했다. 또 수업일정이 있는데도 행정 처리를 하지 않은 채 총동창회 골프대회에 참석했다.
A대학은 C교수를 해임했다. 그러자 C교수는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했고, 소청위는 "징계사유모두 인정되나 해임은 지나치다"며 C교수 손을 들어줬다.
대학 측은 "2018년에도 비슷한 이유로 서면경고를 받은 적 있는데도 불구하고 또 다시 반복했다"며 "수업결손율이 35%에 이르는데도 반성하지 않고 있어 교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엄하게 징계할 필요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C 교수는 "당시 항암치료 등으로 건강이 나빠져 학생들의 동의를 받아 부득이 수업을 조기 종료했으나 수업시간 변경·연장 등의 방법으로 강의를 보충해 학생들의 학습권이 실질적으로 침해되지 않았다"며 "총동창회 골프대회는 공식행사로 교직원과 졸업생이 교류하고 취업 알선 활동 기회로 삼고 있기 때문에 몸이 좋지 않음에도 학생들을 위해 참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C 교수 수업을 들은 학생 63명은 C교수 해임 이후 Δ자격증 시험 준비를 위해 주1회로 통합운영해달라고 요청했고 Δ교수님 건강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여 1주일 앞당겨 종강해달라고 학생들이 요청한 것이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학사운영규정에서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은 점은 인정되지만, 수업시간 변경 및 일부 보강 등을 통해 추가로 강의를 해 실제 수업결손율은 대학 측이 산정한 정도에 미치지 않는다"며 "수업 시간 변경은 취업 준비 중인 다수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점 등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징계의 목적은 교원들이 수업계획대로 성실히 수업하고 관련 절차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인데 이는 해임보다 낮은 수준의 징계로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임은 교원을 대학으로 추방해 연구자·교육자로서 지위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징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며 해임 처분이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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