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정부가 고통스러운 거리두기 4단계 조치를 시작하면서 짧고 굵게 가자고 독려했지만 확진자 상승세가 크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는 약 한달 전 일단 2주간 할 것으로 시작했다가 한차례 연장된 후 또 9일부터 22일까지 연장됐다. 차라리 처음부터 한달간 4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했다면 시민들과 자영업자들의 피로감과 실망감은 더 크진 않았을 것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2주 단위로 시행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2~14일의 잠복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시점부터 2주간 바짝 방역조치를 실시하면 바이러스 확산세를 끊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수도권이 4단계를 하는 동안 비수도권은 더 낮은 단계여서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게다가 잠복기가 더 짧고 바이러스 증식량도 많아 전파력이 더 강한 델타변이가 세력을 얻으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휴가철인 데다가 국민들의 긴장감이 느슨해졌고 사회·경제적인 피로가 누적된 것도 한 원인이 됐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8일)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국민들께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분들께서 생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잘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거리두기 단계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현 상황에서는 이것이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현 상황에 대해 "급격한 증가 흐름을 완만하게 감소하는 국면으로 전환시켰다"고 평가했다. 현실감을 잃은 낙관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방역당국이 이처럼 낙관론을 펴는 근거는 감염재생산지수의 추이 때문이다. 감염재생산지수는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사람의 수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1이 넘으면 유행이 확산한다는 의미로, 1 이하면 유행이 억제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4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7월11~17일 한 주간 감염재생산지수는 1.32였다. 그리고 역대 최다 확진자가 나오기도 한 7월25~31일엔 1.04로 오히려 떨어졌고, 사흘 연속 1700명대에 이어서 7일 0시 기준 1823명의 확진자가 나온 지난 주에는 감염재생산지수가 0.99로 또 떨어졌다. 절대적 확진자 수는 계속 느는데 감염재생산지수는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8일) 브리핑에서 "수도권은 완만한 감소세이며, 비수도권 유행 속도는 아직 대전, 충청, 부산, 경남, 제주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아쉬운 결과이나 변화는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를 2주 더 연장하며 시간을 벌었지만 이번 조치에 대해서도 낙관론 보다 비관론이 더 우세하다. 그동안 예방접종률 증가 등 긍정적인 요소가 더 커져야 하는데 접종 속도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계획상으론 9월에 국민 70%(약 3600만명)의 1차 접종, 11월에야 2차 접종 완료가 가능하다. 따라서 9~10월까지도 확산세가 잡히기 힘든데 9월이 되기 한참 전에 2주 연장이 끝나고 만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국민에게 모임이나 이동 자제를 권하는 메시지일 뿐 실제 활동을 규제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에 발생 규모를 크게 줄일 수단은 못된다고 본다. 시기적으로도 여름 휴가철이 끝나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이제 새학기가 다가오고, 코로나19에 걸리기 쉬운 가을과 겨울이 된다. 자칫 2주가 헛되게 흐른 후 국민들의 원성만 더 높아지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스1에 "현 유행에는 델타 변이와 휴가철이 맞물려있다. 8월 말은 지나야 확산세가 돌아설 것"이라며 "긴 호흡으로 방역대책을 3~4주 간격을 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마스크 착용을 권하며 접종을 충분히 하는 전략이어야 한다. 정부의 커뮤니케이션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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