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 과천 법무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심사 허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민경석 기자
법무부가 찬반 논란이 팽팽한 와중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한 것은 ‘경제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했기 때문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9일 광복절 가석방 브리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광복절 가석방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차원에서 이 부회장이 대상에 포함됐다”며 “사회의 감정·수용생활 태도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글로벌 경쟁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재계 1위 기업 총수인 이 부회장을 가석방해 경제활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이는 이 부회장의 가석방과 사면을 요구해온 진영의 논리와 궤를 같이 한다. 경제단체뿐만 아니라 정치권, 종교계, 지역사회 등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제위기가 심화된 상황에서 이 부회장을 사면해 국가 경제에 일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이 같은 요구에 대해 앞서 문재인 대통령도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우리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라며 일리가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에 우호적인 국민적 정서도 고려됐다. 최근 4개 기관(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합동 여론조사 결과 약 70%가 이 부회장의 광복절 가석방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남은 절차는 이 부회장의 취업제한을 해제하는 것이다. 가석방은 형을 면제받지 않은 채 재범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조건 하에 구금상태에서만 풀려나는 것이어서 특경가법상 5년간 취업 제한을 받고 해외 출국도 자유롭지 않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기 위해선 별도로 법무부 특정경제사법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이 부회장에 대한 취업제한을 풀 용의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