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4일 평택 3공장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 파운드리 투자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러시로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판도를 뒤집을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재용 부회장, 13일 오전 10시 석방

8.15 광복절 가석방이 허용된 이 부회장은 13일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다. 지난 1월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상황과 글로벌 경제환경에 대한 고려차원에서 고려차원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용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사실상 재계 1위 기업 총수로서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라는 것이다.


가석방은 구금상태에서만 풀려나는 것이어서 취업이나 해외 출국에 제한이 있지만 이 부회장 가석방 사유가 경제 상황과 연관된 만큼 경영복귀를 앞당길 수 있는 조치가 취해지지 않겠냐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도 총수공백 리스크에 따른 부담을 일정부분 덜어낸 만큼 그동안 답보사태에 있던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관심은 반도체 투자로 쏠린다. 이 부회장의 발이 묶인 동안 경쟁업체인 TSMC와 인텔은 반도체 패권을 잡기위한 대규모 투자를 쏟아냈다.


TSMC는 올해 초 280억달러(약 3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데 이어 4월에는 앞으로 3년 동안 1000억달러(110조원)를 수혈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고 밝혔다.

5월에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반도체 공장 5개를 추가 건설하겠다고 계획도 소개했다. TSMC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56%를 차지한 업체로 이번 추가 투자를 통해 후발주자들과의 거리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인텔도 파운드리에 승부수를 띄웠다.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에 있는 기존 시설에 칩 제조 공장 2곳을 신설할 방침이며 투자 규모는 200억달러(22조6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세계 3위 파운드리 회사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투자 확정할 듯… M&A도 주목

양사의 공격적인 투자에 삼성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삼성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 1위지만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은 뒤쳐진다.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TSMC에 이어 18%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파운드리를 비롯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71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가운데 이 부회장의 복귀를 계기로 미국 반도체 투자 계획 또한 조만간 매듭지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170억달러(19조원) 규모의 미국 파운드리 제2공장을 건설 계획을 발표했지만 부지 선택 등 세부적인 문제 조율에 난항을 빚어왔다.

하지만 결정권을 가진 이 부회장이 풀려난 만큼 미국 파운드리 투자계획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게 재계의 관측이다.

인수합병(M&A) 계획이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업체인 네덜란드 NXP나 독일 인피니언 등을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본다.

앞서 서병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급격하게 사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는 미래 성장을 위해 핵심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M&A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3년 안에 의미 있는 M&A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